일흔 넘은 박지원, "DJ 아들 김홍걸도 50세 넘은 성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DJ의 3남인 김홍걸 교수의 입당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지난 22일 탈당을 선언한 박지원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분명히 문재인 대표에 메시지를 전했다"면서 에둘러 비판했다.

더민주 정세균 의원은 YTN 라디오〈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김홍걸 박사는 통합의 메신저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던 정치인뿐 아니라 아들도 그 메신저 중에 중요한 일원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의원은 김홍걸 교수를 박지원 의원을 겨냥한 '저격수'로 보는 시각에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저도 전병헌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키운 정치인"이라며 "김홍걸 박사 입당이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보지만 당에서 그런 데에 기댈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나아가 김홍걸 교수가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결정되었거나 추진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친노패권주의가 무엇이냐"며 "친노, 비노 타령은 그만해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홍걸 교수의 영입이 친노의 'DJ세력 끌어안기'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홍걸 교수의 입당에 대해 "솔직히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김홍걸 교수 간에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저와 문재인 대표 간에 오래전에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고, 이희호 여사의 의사도 문재인 대표에게 전달됐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동교동계로 분류된다. 권노갑 전 고문에 이어 22일 탈당을 결정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당을 그의 비서실장이 떠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그의 탈당은 친노패권주의에 밀려 내쫓기는 DJ 세력으로 비쳐졌다.

박지원 의원은 비판을 자제했다. "김홍걸 교수도 오십이 넘은 성인이기 때문에 그분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홍걸 교수가 박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누구와 이야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야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강조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전격 통합을 결정했다. 더민주의 '친노패권주의'를 막겠다는 데 공통분모가 있는 양당의 통합이 이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