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많은 의미를 담았던 뮤지컬 '투란도트' 첫 서울 장기공연의 막을 내렸다.

    2011년 초연 이후 6년 가까이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며 서울로 입성한 '투란도트'는 동명의 오페라를 모티브로 새롭게 탄생한 창작뮤지컬. 이건명, 정동하, 이창민, 박소연, 리사, 알리, 장은주, 임혜영, 이정화 등 막강라인업과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만나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글로벌프로젝트다.

    지난달 17일부터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투란도트'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마지막 날인 3월 13일 오후 6시 공연 1회를 추가, 26일간 총 28회의 감동을 선사했다. '투란도트'의 첫 서울 상륙작전을 결산해본다.

    # 뮤지컬 '투란도트' 완성도를 더욱 높인 무대

    첫 서울 공연을 앞두고 '투란도트'는 드라마, 음악, 안무 등 작품 전반에 걸쳐 많은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의상, 소품, 무대연출의 수정은 물론 불필요한 동작을 없앤 안무는 작품의 몰입감을 높였고, 추가된 뮤지컬 넘버는 스토리의 개연성을 더해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의 심리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듀엣 넘버 '그 빛을 따라서'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뒷받침돼 '투란도트'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해 관객들의 많은 갈채를 받았다.

    # 창작뮤지컬 저력을 보여주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이미 다른 창작뮤지컬에 비해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2010년 제작 이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는 점, 창작뮤지컬의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탄생되고 있는 것에 비해 지방(대구)에서 제작돼 2012년, 2014년 4개 도시의 해외공연(중국)을 통해 글로벌콘텐츠로서 성장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성공적인 행보의 정점은 한국 뮤지컬의 가장 큰 시장인 서울에서 26일간 총 28회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사실이다.

    창작뮤지컬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고 많이 활성화가 됐지만 여전히 흥행 면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인 현실이다. 수많은 라이선스 작품이 즐비한 치열한 '서울 시장'에 뛰어든 뮤지컬 '투란도트'의 서울 도전기는 시작만으로도 의미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최근 뮤지컬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자극적인 소재가 대부분인 가운데 '투란도트'는 '순수한 사랑과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깊은 울림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에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호평을 바탕으로 꾸준한 예매율을 유지, 공연예매 사이트 랭킹에 계속 이름을 올리는 등 조용하지만 강하게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했다.


# 뮤지컬 '트렌드' 궤도를 바꾸다

최근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투어 공연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구에서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서울이 뮤지컬 산업의 가장 큰 시장이지만 탄탄한 소비층을 기반으로 한 지역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투란도트' 서울 공연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전파되는 그간의 트렌드를 벗어나 지방에서 시작해 해외와 수도권으로 거슬러 올라온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뮤지컬 시장의 활기를 불어 넣음은 물론 한국 뮤지컬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 뮤지컬 '투란도트' 서울공연 성과

뮤지컬 '투란도트'의 서울 공연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국내 창작뮤지컬 작품 중 역대급이라 평가받고 있는 뮤지컬 넘버, '음악'이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이번 서울 공연을 위해 2막시작의 오케스트라 서곡을 비롯해 2곡의 새로운 넘버를 추가 제작했다. 여기에 '마음이란 무엇인지', '부를 수 없는 나의 이름', '그 빛을 따라서' 등 대표적인 넘버가 뮤직비디오로 제작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중독성 있는 '투란도트'의 넘버는 새롭게 제작된 OST와 함께 멜론, 지니 등 여러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고, 음악을 먼저 듣고 예매를 결심했다는 뮤지컬 팬들의 후기가 잇따르는 등 공연 오픈 후 입소문을 타고 안정적인 예매율을 유지하며 성공적인 첫 서울 공연이었다는 평가다.

#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지난달 19일에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프레스콜에서 유희성 연출은 "칭찬은 물론 비판까지 겸허히 받아들여 계속해서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투란도트'는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은 이번 서울공연의 결과로 머무르지 않고 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보완작업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또, 올해 8월초 개관을 앞둔 중국 하얼빈 오페라하우스와 상하이 홍교아트센터 등으로부터 개관공연 러브콜을 받아 2개 도시의 투어공연을 준비 중에 있으며, 글로벌콘텐츠로서의 행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투란도트'의 프로듀서인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이번 공연을 통해 '투란도트'가 한국을 대표할 글로벌콘텐츠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전문가, 관객 등의 조언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많은 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쳐 언젠가는 이 작품이 뮤지컬의 본 고장이라 불리는 브로드웨이에 설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 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성황리에 개최된 뮤지컬 '투란도트'의 서울공연을 마무리하고 오는 6월 24일부터 개최될 열 번째 축제를 위해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D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