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파문 클린공천위서 조사키로...김 대표 경선 발표 보류되기도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DB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DB

       
    새누리당 친박(親朴·친박근혜) 핵심 윤상현 의원의 이른바 '김무성 욕설 녹취록' 논란과 관련해 친박계가 사태 봉합을 위해 김무성 대표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다.

    친박계 지도부는 10일 김무성 대표를 향해 윤상현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자고 요구하며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썼다.

    원유철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사건의 당사자인 윤상현 의원을 소환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윤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전말을 밝히고 김 대표에게 정중히 사과함으로써 사건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사건의 피해자 격인 김무성 대표는 정작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또 사과를 거부한 것이다.

    이날 김 대표는 윤상현 의원의 소환 결정이 내려지자 회의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친박계 지도부가 사태를 매듭짓기 위해 자신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관련 사실을 솔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이날 오전 김무성 대표의 자택을 찾아 사과했다고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의 자택으로 찾아가 사과했다"면서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최근 살생부 파문 당시 최고위 의결을 통해 클린공천위에 맡긴 것처럼,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클린공천위가 정확히 조사해서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원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가 이 같은 최고위원들의 결의를 수용해 준다면 클린공천위에서 즉각 진상조사에 들어간 뒤, 결과에 따라 최고위에서 처리 수준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친박계 중진들은 앞서 열린 공개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대의를 위해 사소한 감정을 뛰어넘어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거세게 압박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본질을 직시해야지 있지도 않은 가상 현실을 갖고 흥분하고 이전투구를 해서 되겠느냐"며 "대의를 위해 작은, 사소한 감정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태호 최고위원도 "자중지란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일 것을 에둘러 요구했다.
  • ▲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막말 욕설해 물의를 일으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호출된 윤상현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막말 욕설해 물의를 일으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호출된 윤상현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비박계는 윤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 및 공천 배재의 결과가 없이는 이번 사태를 쉽사리 무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비박계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이 문제는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발언이기 때문에 이것을 조사한다든지 또 의총을 열어서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한 수순을 밟아야 한다"며 "윤상현 의원은 빠른 시일안에 본인의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사실상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지자 등 부산 영도 당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 앞에서 '김무성 욕설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 규탄 집회를 열고,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다.

    내분이 계속될 경우 당직을 사퇴하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이날 "야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 몸부림치는데 우리는 계파 싸움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내분이 계속 된다면 홍보본부장직을 그만두고 새누리당을 떠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발표와 관련해 김 대표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경선·단수추천 지역 발표에서 예상과 달리 김무성 대표 등 현역 의원의 컷오프 지역을 제외했다. 

    이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심사위원들과 최고위원들은 맨 마지막에 (공천 여부를) 발표키로 했다"며 "다른 분들을 빨리 해 드려야 한다는 이유에서 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공천 칼자루를 쥔 친박계가 윤상현 욕설 사태를 마무리 하기 위해 공천 발표를 연기하며 비박계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박계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김 대표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며 "비박계도 공천권이 걸려있으니 적절한 조치로 타협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