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다웨이, 청와대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과 비공개 면담 '무슨 말 오갔나?'
  • ▲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마친 후 외교부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마친 후 외교부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9일 청와대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과 만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방한(訪韓) 중인 우다웨이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해 조태용 1차장을 비공개 면담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면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이행 방안과 한반도·동북아 정세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의안을 둘러싼 미-중(美中) 간 합의 배경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核) 포기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적 대북압박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선 중국의 협조(레버리지·Leverage)가 필수라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판단이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대표는 한-중(韓中) 수석대표 회담에 이어 다시 전면적인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다웨이 대표는 전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제재 이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한 양측은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위성 발사(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새로운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을 지지하기로 했고, 양국은 또 관련 각측이 공동으로 노력해 한반도 평화안정대국을 수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서로 민감해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배치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준국 본부장은 회담 후 "사드 문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우다웨이 대표는 "서로를 존중한다는 바탕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에 배석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23일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말해 거센 논란을 빚었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선 한국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눈에 띄게 말을 아꼈다는 후문이다.

    갑작스레 바뀐 중국 측의 태도를 놓고 정치권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IBCM) 발사에도 불구하고 줄곧 김정은 정권을 두둔해 온 중국이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최근 중국이 국제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 다시금 손을 내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미-중(美中) 간 관계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끝내 김정은 정권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후에도 빈틈을 찾아 북한에 뒷문을 열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탓에 박근혜 정부가 대중(對中) 외교 기조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다. 중국이 한-중-일(韓美日) 협력을 교란시키면서 한반도의 자유통일을 방해할 수 있는 예상이 현실화된 데 따른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외교정책은 북한의 도발 국면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중국 경사(傾斜)'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중국에 공을 들여온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의 정세를 정확히 분석하고 과도한 친중(親中)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강력한 대북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을 원천적으로 등한시할 수만은 없다.

    대북(對北) 문제에 대한 냉철한 분석, 경제와 안보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유연한 판단,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또 어떤 식으로 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