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영남 등 각 지역의 화합 강조..DJ '햇볕정책'은 반대
  • ▲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선거에 당선된 김경재 후보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자유총연맹
    ▲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선거에 당선된 김경재 후보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자유총연맹


    제16대 한국자유총연맹(이하 자유총연맹) 신임 중앙회장에 김경재(73) 전 청와대 홍보특보가 당선됐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당선직후부터 3년이다.

    자유총연맹은 2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본부에서 중앙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날 선거에서 기호 1번 김경재 후보는 재적 대의원 459명 중 368명이 투표한 가운데, 205표를 얻어 기호 2번 허준영 후보를 꺾고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김경재 후보는 ▲자유총연맹의 위상ㆍ실력 강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 ▲정부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국론통일 홍보 교육 강화 ▲유공자 포상확대 ▲중앙조직 축소, 지역 지부ㆍ지회 활성화 ▲국가 정체성 확립을 위한 각종 사업 전개 등을 공약했다. 

    선거 전 출마연설에서 김 후보는 “북한에서 수소폭탄을 만들어 난리 법석을 치는데 자유총연맹은 뭐하는 것이냐”고 자조적인 탄식을 내뱉으며, “제가 당선된다면 우리사회의 종북ㆍ좌익 무리를 쓸어내고 건국의 아버지들이 세운 대한민국을 세계 우뚝가는 나라로 만들도록 자유총연맹이 최선봉에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의 코를 납작히 만들기 위해 10만의 자유총연맹 회원이 모여 북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총연맹이 우파 이념운동의 중심세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이 과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사실을 언급한 김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자유, 박애, 평화, 민주화 등의 가치는 존중하지만, 햇볕정책 등 대북정책에서 만큼은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밀사로 북한에 간 적이 있는데, 북한 지도부 인사들이 햇볕정책을 ‘조공’으로 생각하고 지원된 쌀의 사용내역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사들이 ‘햇볕은 그늘이 있는데, 우리 공화국에는 태양(김정일)이 있기 때문에 그늘이 없다’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조롱했다”며 “이 사실을 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북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 ▲ 한국자유총연맹 정기총회장 전경.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 한국자유총연맹 정기총회장 전경.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김 후보는 정치적으로 얽힌 호남과 영남의 지역갈등에 대한 기발한 해법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호남과 영남이 만나는 화개장터 등에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악수하는 동상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대한민국의 중심지 광화문에는 이승만ㆍ박정희ㆍ김영삼ㆍ김대중 대통령이 나란히 있는 동상을 만들어 모든사람에게 화해와 포용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선거 표결이 완료된 후 당선이 확정된 김경재 회장은 당선인사에서 “100만 회원 양성과 뛰어난 인재 육성에 앞장설 것”이라며 “정부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국론통합에 기여하고 자유총연맹이 통일의 아이콘, 선봉대가 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재 회장의 당선에 대해 한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허 후보의 낙선이 안타깝다"면서도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청와대에 몸 담았던 김경재 후보를 통해 정부와 뜻을 함께 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임 김경재 중앙회장은 1942년생으로, 순천 중ㆍ고등학교와 서울대 문리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아울러 미국 버지니아 신학교에서 종교사회학을 전공하고 펜실베니아대 대학원 정치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제15~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선대위 기획특보를 맡았고, 박 대통령 당선 후에는 18대 대통령직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청와대 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 등을 차례로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