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패권주의 동의하지만 해법 각각 달라…야권 통합 진통 예상
  • ▲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 선언을 하는 모습. 그는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양당제의 폐해를 강력하게 지적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창당 선언을 하는 모습. 그는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양당제의 폐해를 강력하게 지적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야권의 여러 신당들이 제각각 창당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저마다 창당 절차를 밟아나가면서 각자도생하는 분위기.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과 박주선 의원이 깃발을 든 통합신당은 각각 창당발기인 대회를 통해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는 전날 전북도당을 창당한 데 이어 이날은 서울시당을 창당하며 신당 창당에 한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 안철수의 '국민의당', 미래를 향한 담대한 변화 선언

    '국민의당' 추진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각계각층에서 모집한 발기인과 지지자 2,0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윤여준 전 장관과 한상진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창당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국민의당'은 창당발기취지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불안하고 고단한 현실 속에서 이대로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부모님들도 참고 사셨고, 우리도 참고 살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정치를 물려줘야 하므로 이제 누군가는 희망의 횃불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을 분열시키는 낡은 정치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면서 "시대변화에 뒤처진 낡고 무능한 양당체제, 국민통합보다 오히려 분열에 앞장서는 무책임한 양당체제의 종언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구도에서 벗어나 제3정당이 되겠다는 외침으로 풀이된다. 야권연대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더민주와는 상반되는 견해다.

    국민의당은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사람을 바꾸고 정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꿔야 국민의 삶이 바뀐다. 정치와 정치 바깥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강도 인적 쇄신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한상진 공동위원장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새정치의 대장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 ▲ 통합신당 박주선 의원이 신당에 관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신민당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민주당 김민석 새시작위 의장을 하나로 묶는 소통합을 이뤘다. 그가 천정배·안철수 의원을 묶어내는 대통합을 이뤄낼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통합신당 박주선 의원이 신당에 관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신민당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민주당 김민석 새시작위 의장을 하나로 묶는 소통합을 이뤘다. 그가 천정배·안철수 의원을 묶어내는 대통합을 이뤄낼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통합 외치는 박주선 의원… 大통합 이룰까

    박주선 의원 역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면서 적지 않은 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김민석 새시작위 의장이 소통합에 합의하면서 호남 민심을 하나로 규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후 신당 통합 논의를 위해 1월 말에는 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주재 연석회의를 제안할 예정이다.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은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2017년 정권 교체의 염원을 모으기 위해 전국 각계각층에서 2,017명의 발기인을 모집해 만들어졌다.

    박 의원은 이날 발기인대회에서 "통합신당은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하는 중도개혁 민생정당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보수·진보의 낡은 이념정치에서 벗어나 경제정당, 행복정당, 통일 정당 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박주선 의원은 통합을 강조하면서 신당세력 간 통합 논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필요하다면 각 당의 창준위원장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며 다른 신당을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이미 소통합을 이룬 박주선 의원은 이후 천정배 신당과 안철수 신당을 하나로 묶어 대통합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 ▲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시당을 창당하면서 야권재편론을 꺼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심판론을 거듭 제기한 셈이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시당을 창당하면서 야권재편론을 꺼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심판론을 거듭 제기한 셈이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회의는 서울시당 창당…더민주 심판론 제시

    지난해 12월 3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던 국민회의는 전날 전북도당 창당에 이어 이날 서울시당을 창당하며 창당 작업에 속도를 냈다.

    국민회의는 10일 2시 서울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국민회의 서울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은 "새해가 밝았지만 헬조선 젊은이들의 비명은 그치지 않고 있다"면서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의 신명을 다 바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필코 특권 세력의 독점, 탐욕, 독식, 패권을 타파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국민이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는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경제와 민생 파탄이 박근혜 정부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위기 상황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총체적으로 무능력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오만과 독선과 불통에 빠진 정부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전에 무기력한 야권을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야당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폭정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정당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줄기차게 믿어온 저 야당이 박근혜 정권의 폭정에 맞서서 싸울만한 의지를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만년 야당을 하더라도 국회의원이나 계속하겠다는 쩨쩨한 기득권 세력이 되고 있다. 저 야당은 죽었다"고 단언했다.

    천 의원은 연설을 마무리 지으면서 "저는 누구보다 이 나라 국민의 개혁정치 열망을 믿고 있다"며 "개혁정치의 길이 아무리 멀고 험난해도 그 길이 저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천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우선 심판하고 대권에서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신당이 양당제의 폐해를 강력하게 발언한 것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이처럼 야권의 신당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분위기는 각각 신당을 창당해 각자도생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내부적으로 친노패권주의의 폐해에는 공감하지만, 대안을 놓고서는 시각 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의 흐름은 안철수 신당을 비롯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선 총선을 치러 새롭게 원내로 진입한 의원들끼리 연대를 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