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엔 '이승만 국부론', 더민주엔 '김종인 국보위 전력' 각 세워
  • ▲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가운데)이 2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연대 통합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른쪽은 국민회의 장진영 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가운데)이 2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연대 통합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른쪽은 국민회의 장진영 대변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창당을 앞둔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 통합신당 등 다른 야권세력들과의 연대 통합 제안에 대해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천정배 의원은 ▲가치와 비전 중심의 연대 ▲패권주의에 반하는 연대 ▲승리와 희망의 연대의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연대 가능성은 계속 열어놓았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2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원칙이 있어야 총선도 승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의원은 "국민회의가 박근혜 정부의 독점, 패권의 시대를 마감하고 고통받는 국민에게 상생의 시대로 가야겠다는 선명한 가치와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이 다른 야권의 연대 제의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과 연대를 구분해야 한다"며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통합하는 문제는 현실성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출신들의 정통야당들은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통합하기 어렵지만,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을 연대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향해 각각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국보위 참여경력을 문제 삼았고, 국민의당에는 이승만 국부발언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천 의원은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에 대해 "5.18 광주 항쟁을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학살로 종료시킨 직후인 31일에 국보위가 출범했다"며 "광주시민의 피를 딛고 서서 만들어진 쿠데타 기구가 국보위"라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국민의당 한상진 창준위원장에 대해서는 "역사관이 뉴라이트와 같은 '이승만 국부' 발언은 건전한 보수와는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 불러일으켰다"며 "어쨌든 지극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이 기존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해석은 바뀌고 있다. 천 의원이 계속해서 야권연대를 시사하면서도 최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천정배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사실은 세력이 약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데에서 합치자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 바 있다. 앞서 더민주를 심판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던 행보와는다소 온도차가 감지된다.

    최근 국민회의는 최근 야권연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계속 이어가면서 더민주 심판론이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천 의원이 야권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실히 공감하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도 나오는 셈이다.

    전날 국민회의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이 통합신당 합류도 야권연대 움직임에 대한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은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하는 정치를 세력화해 전국정당으로 나가자고 했는데 천 의원 쪽에서 결심을 못 하고 있다"면서 "호남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고 세력화되는 구심적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국민회의가 그 생각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연대에 대한 반작용 역시 여권연대로 해결할 수 있다. 통합신당과 국민회의가 야권연대에 성공할 경우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도 결국 한 배를 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천 의원이 야권연대 움직임을 놓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국민회의 장진영 대변인은 "우리 당을 떠난 인사에 대해서 우리가 해 줄 말은 없다"면서도 "야권연대가 이뤄지면 어차피 같이하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