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지적 반박 "해임결의안 통과되면 의장 안 하면 되지"
  • ▲ 정의화 국회의장. ⓒ뉴시스
    ▲ 정의화 국회의장. ⓒ뉴시스

     

    정의화 국회의장이 청와대의 계속되는 국회 정상화 요구에 "나는 전혀 압박을 못 느낀다"고 했다. 새누리당 157명의 직권상정 요청 결의문에 대해서도 "내가 일일이 다 세볼까? 다 도장 찍었는지?"라고 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장난조 태도에 비판 여론은 악화되는 모양새다. 의장의 리더십은 발휘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의화 의장은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지적을 반박했다. 그는 "(국회 정상화는) 아주 지당한 말씀이지만, 그런 정도는 국회의장도 상식적으로 아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나라 걱정해서 하는 말이니까 받아들여야지, (내가) 불쾌하다고 해서 좋아질 건 없지"라고 밝혔다.

    이어 "(직권상정을) 누가 하라 말라(했겠나), 대변인이 그랬겠나"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꼬면서 "나는 전혀 압박을 못느낀다. 내 생각은 국회법이 바뀌지 않는 한 변할 수 없다. 정의화에서 다른 성(姓)으로 바꾸던지"라고 말했다.

    해임결의안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선 "(해임결의안이) 통과되면 내가 (의장을) 안 하면 되지… 농담이고, 해임이 그렇게 쉽게 되겠나"라며 "어제 156명(실제 157명)이 연서로 가져왔던데 내가 156명에게 일일이 체크해볼까 다 도장찍었는지?"라고 말장난을 했다. 사퇴를 묻는 질문에도 당 내 분위기를 외면하는 듯 "아유 그런 농담을"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정 의장은 자당의 최고위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자신을 만나 설득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나를 설득할 게 뭐가 있나, 서청원·이인제·김태호 등 다 만났는데"라며 "말 보다는 행동을 해야 한다. 청와대도 노력해야 되고, 당 대표, 원내대표, 수석 등 열심히 노력해서 여야가 원만하게 합의하는 게 최선"이라고 전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계속해서 정의화 의장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장우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합의 처리하자는 약속을 뭉개버린 야당에게 법안의 정상 처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의장의 직권상정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경제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 경제의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며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중대한 결심을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