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단 162명 ㈜새만금관광개발 계열 ‘이스타항공’으로 평양행…"민간 자주교류 강화할 것"
  • ▲ 지난 3월 인사동에서
    ▲ 지난 3월 인사동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승인해 달라"며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 시위대에는 민노총, 한노총 관계자만 있는 게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3일 천주교의 ‘자칭’ 정의구현사제단이 평양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에는 민노총과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평양을 찾는다. 소위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익 수석부위원장, 최두환 상임부위원장, 최종진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박석민 통일위원장, 신승철 前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축구팀 대표단 162명은 28일 오후 12시 30분, ㈜새만금관광개발의 자회사인 ‘이스타항공’ 전세기로 평양으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28일에는 북한 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29일에는 한국노총, 30일에는 민노총 축구팀이 북한의 관변노조인 조선직업총동맹 소속 축구팀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노총과 민노총 대표단은 축구 경기가 없을 때에는 평양 시내, 북한의 공장들, 역사유적지 등을 돌아볼 계획이라고 한다. 노조 축구팀 대표단은 31일 오후 6시 30분 전세기편으로 인천을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들은 언론을 통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 노동자들은 민족통일의 염원을 담아 노동자 통일운동을 더욱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남북관계 개선, 평화, 통일의 새 전기를 마련하고 ‘민간 자주교류 운동’의 큰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노조 관계자들이 방북 기간 중 ‘노동자 교류 사업’을 논의하고, ‘노동자 통일운동 강화 결의문’을 공동으로 채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권익 강화가 설립 목적인 노조가 ‘민간 자주교류 운동’과 ‘노동자 통일운동’을 벌이겠다며 나서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노총과 민노총 모두 대기업과 공기업 등 일명 ‘철밥통’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위주로 조직돼 있고, 이들이 소속 기업의 사정은 무시한 채 해마다 임금인상, 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국민들이 외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방북을 승인해 준 정부 측을 향해서도 “왜 이러는 거냐”며 비난하고 있다.

    가톨릭 신부라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반미운동도 벌였던 정의구현사제단의 방북을 ‘순수 민간교류 차원’이라는 이유로 승인해 준 데 이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노조 관계자들의 방북까지 승인해 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평양을 찾는 노조 측에서는 이번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1999년 평양, 2007년 경남 창원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것으로, 이번 방북 인원이 ‘5.24조치’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