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귀순 의사 밝힌 어민 3명 가족들 데려나와 대남비방 열 올려
  • ▲ 북한 당국은 14일 판문점에서 귀순의사를 밝인 북한선원들의 가족을 데려와 퍼포먼스를 벌이며 대남 비방을 펼쳤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 당국은 14일 판문점에서 귀순의사를 밝인 북한선원들의 가족을 데려와 퍼포먼스를 벌이며 대남 비방을 펼쳤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4일 오전 11시, 정부는 판문점을 통해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한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다른 3명도 보내라”며 그 가족들까지 데려와 대남비방을 해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선원 2명이 송환된 뒤 북한 기자들이 한국에 귀순한 선원의 가족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한다.

    곧이어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괴뢰패당은 얼마 전 동해 상에서 뜻밖의 사고로 표류하던 우리 주민 5명 가운데 3명을 강제 억류하는 반인도주의적 범죄 행위를 감행했다”며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성명에서 “판문점까지 나와 ‘흩어진 가족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절규하는 가족들의 아픈 가슴을 난도질하고 끝내 3명을 송환하지 않았다”면서 “남조선 괴뢰패당의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접한 우리 군대의 인민은 치솟는 격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북한이 한국 정부에 귀순 의사를 밝힌 선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것은 항상 있었던 일이지만, 가족들과 선전매체 기자들까지 데려와 상황을 연출하는 모습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최근 김정은의 공포정치 때문에 체제에 두려움과 염증을 느끼는 주민들의 마음을 다잡는 한편 한국을 향한 선전선동에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측이 송환을 요구하는 선원 3명은 지난 4일 울릉도 근해에서 기관고장으로 침몰하던 어선에 타고 있던 5명의 선원 가운데 일부로, 한국 해경에 구조된 뒤 정부 합동신문조에 귀순 의사를 밝혔다. 나이는 20~30대로 젊은 편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 선원 3명의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지난 6일 북한 측에 “이들을 제외한 2명만 송환하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냈다.

    북한 측은 한국 정부의 전통문을 받은 뒤 잠잠하게 있다 지난 13일부터 “5명의 선원을 모두 송환하라. 선원 가족들을 판문점에 데려가 귀순 의사를 직접 묻도록 하겠다”며 대남 비방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는 물론 귀순의사를 밝힌 선원 3명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이들의 송환을 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