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순안공항 신청사 보도태도 트집 잡아 이희호 씨 방북 취소 협박
  • ▲ 故김대중 前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이희호 씨. ⓒ뉴데일리 DB
    ▲ 故김대중 前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이희호 씨. ⓒ뉴데일리 DB


    북한이 대남 비방을 넘어 협박까지 해대고 있다. 심지어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씨의 방북도 협박의 볼모가 됐다.

    한국 언론이 최근 평양 순안 국제공항 신청사에 대해 보도하면서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평화위)는 지난 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과 언론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면서 “모독 중상 도발을 계속하면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허사가 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아태평화위는 최근 북한이 평양의 순안공항 청사를 새로 지은 뒤에 이희호 씨의 방북 경로를 굳이 항공편으로 지정하자 한국 언론들이 “김정은이 평양 공항 신청사를 선전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오라고 제안한 게 아니냐”는 분석 보도를 낸 것을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아태평화위가 이 같은 억지를 부리자 김대중 평화센터 측은 “북측의 초청장을 받아야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완전히 합의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언론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의 아태평화위가 이희호 씨의 방북을 볼모로 삼아 협박을 한 것이 과연 한국 언론의 보도 때문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울릉도 근해에서 구조한 북한 선원들을 모두 북한으로 송환하라며 협박을 해댔기 때문이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정부가 공화국 어선 선원 5명 가운데 3명에게 귀순을 강요했다”면서 “이들을 즉시 송환하지 않으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협박을 해댔다.

    이처럼 북한 측이 최근 한국 언론에서 보도한 평양 공항 신청사 관련 보도뿐만 아니라 고위층 탈북 및 한국 망명설과 북한 어민 송환 등에 대해 다른 매체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대남협박을 해대는 모양새를 종합해 보자는 의견도 있다.

    즉 북한이 한 가지 특정 사안 때문에 대남협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동시다발적인 대남 협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