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대형 정치적 도발행위, 범죄행위” 비난…광주U대회 불참 이어 한국인에 극형 선고
  • ▲ 지난 23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식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3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식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3일 서울에서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가 개소한 것을 두고 북한이 “짓뭉개 버릴 것”이라며 길길이 날뛰고 있다. 또한 북한은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 통보에 이어 이번에는 억류 중인 한국인 2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지 3시간 만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놨다.

    北외무성은 담화에서 “남조선에 유엔 인권사무소라는 ‘유령기구’를 조작해 낸 것은 우리의 존엄과 체제에 감히 도전하는 특대형 정치적 도발행위이며, 조선반도와 지역의 긴장을 격화하고 대결을 고취하는 범죄행위”라고 한국과 유엔을 싸잡아 비난했다.

    北외무성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감히 설치할 엄두를 내지 못한 인권사무소를 서울에 기어코 들여앉힌 것은 북남 대결을 극단으로 끌고 가는 시대착오적인 망동이며 엄중한 도발”이라고 한국 정부는 비난하는가 하면, “우리는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반공화국 인권 모략 책동을 단호한 초강경 대응으로 끝까지, 철저히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떠들어 대며 ‘오럴 파이터(Oral Fighter)의 본색을 드러냈다.

    北외무성은 또한 서울에 북한인권현장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한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에 대해서도 “우리는 조작된 자료를 바탕으로 설치한 인권사무소라는 것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떠들었다.

    온갖 악담과 저주, 비난을 담은 北외무성의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비난 담화가 나온 뒤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에 ‘복수’를 하듯 억류한 한국인 2명에게 온갖 범죄혐의를 뒤집어 씌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방송’은 23일 “최고재판소는 미국과 남조선 괴뢰 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 적발, 체포된 괴뢰 정보원 간첩들인 김국기, 최춘길에 대한 재판을 열어 ‘무기 노동교화형(한국의 무기징역에 해당)’을 언도했다”고 전했다.

  • ▲ 지난 3월 북한 측에 강제억류된 직후 김국기·최춘길 씨 관련 MBN 보도 화면. 이들은 중국에서 선교사업을 하던 사람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MB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3월 북한 측에 강제억류된 직후 김국기·최춘길 씨 관련 MBN 보도 화면. 이들은 중국에서 선교사업을 하던 사람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MBN 관련보도 화면캡쳐


    ‘조선중앙방송’은 北최고재판소를 인용, “김국기 씨가 중국에서 지하교회를 운영하면서, 국정원에 매수돼 김정은의 중국 이동 경로 등 ‘기밀’을 염탐해 보고했고, 최춘길 씨도 국정원에 매수돼 남조선 특수부대가 공화국에 침투할 때 입을 인민군 군복을 구입했다”며 “미제와 괴뢰 정부의 배후조종과 지령 밑에 감히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어째보려고 한 데 대해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방송’은 北최고재판소가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파괴암해죄, 비법국경출입죄 등을 적용해 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북한 측이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는 이들의 주장에서 드러났다.

    ‘조선중앙방송’은 재판 소식을 전하며 “공화국의 인권문제를 꺼내 들고 위조화폐 제조국, 테러지원국의 모자를 씌워 국제적 고립과 봉쇄를 성사시켜 보려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반공화국 모략책동에 적극 가담했다”며 한국 정부와 미국, 국제사회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북한 측의 이 같은 행태에 한국 정부는 유감을 표시했다.

    통일부는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 정부나 가족들에게 어떤 사전 설명도 없이, 형식적인 재판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무기 노동교화형이라는 부당한 조치를 취한 것은 국제적 관례는 물론이고, 인권과 인도주의 정신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