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 사전 차단위한 골육책 분석..넷심은 싸늘
  • ▲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게시글. ⓒ 화면 캡처
    ▲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페이스북 게시글. ⓒ 화면 캡처

    非盧를 노골적으로 폄훼한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당 수석사무부총장)의 막말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 중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를 가장 어렵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 것이 막말”이라며, “혁신의 출발은 말을 가려 쓰는 것부터 출발한다”는 글을 올렸다.

    범친노(汎親盧)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은 “오랜 정당생활을 하면서 분명한 건 당내의 아무리 못 마땅한 사람도 새누리당과 비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정당은 자신만의 이해 또는 목표를 관철하는 곳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 ▲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사진 조선닷컴
    ▲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사진 조선닷컴

    앞서 김경협 의원은 다른 누리꾼과 인터넷 상에서 논쟁을 벌이다가 “비노는 새누리당의 세작”, “친DJ, 친노는 기본 당원의 자격. 비노는 당원 자격 없음”, “비노는 새누리딩원이 잘못 입당한 것” 등의 댓글을 올렸다.

    김경협 의원 발언의 파문이 커지면서, 당 내부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 혁신위 출범 당일, 핵심 당직자 중 한 사람이 잔치상에 재를 뿌린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김경협 의원의 막말을 비판하고 나선 이들 상당수가 같은 친노계라는 점이다.

    우원식 의원에 이어 최인호 혁신위원도 김경협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 혁신위 구성원 가운데 문재인 대표와 가장 친밀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인호 위원은 ‘막말’이란 표현을 빌려 김경협 의원의 게시글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 ▲ 최인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 사진 조선닷컴
    ▲ 최인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 사진 조선닷컴

    최인호 위원은 “과도한 언사로 인한 불필요한 당내 갈등이 ‘혁신호를 흔드는 거친 바람과 거센 파도’가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며, “어제 출범한 우리당의 혁신위 관련 보도보다 ‘김경협 의원의 막말’이 주로 보도된 것은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최인호 위원은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친노 핵심으로 분류된다.

    친노 진영이 약속이나 한 듯 김경협 의원의 막말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비난 여론이 더 커지기 전에 파문을 진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경협 의원의 막말을 그대로 묻어 둘 경우, 가까스로 봉합한 친노·비노간 갈등이 다시 재현될 수 있음은 물론, 갓 출범한 혁신위의 앞으로 행보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노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지만, 당 안팎의 기류가 친노의 뜻대로 움직일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막말에 대한 김경협 의원의 해명이, 또다른 파문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협 의원은 14일 “친노는 실체가 없는 흑색선전용 프레임”이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우리당의 반대진영에서 만들어낸 프레임을 수용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새누리당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친노-비노 논쟁은 접고 노선과 정책중심의 다양한 당 내 의견그룹이 경쟁한다는 우리당의 프레임으로 당의 혁신을 이루자는 것”이었으며, “과한 표현이 있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협 의원의 해명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무엇보다 본인이 분명하게 친노와 비노를 구분하는 글을 올리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니 옹색한 변병을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과한 표현을 인정한다면서,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한 부분도 본질적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누리꾼들의 여론도 좋지 않다. 친노의 잇따른 비판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혁신위 구성 자체가 친노 일색”이라며, “(친노의)비판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혁신위 구성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란 의견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