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하는 당원들과 트위터서 설전… "DJ 사진 왜 떼내야 하느냐"
  •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비노는 새누리로 가야 할 분이 잘못 온 것"이라며 "(새정치) 당원 자격이 없고, 잘못 입당했다"고 주장해 야권 내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김경협 부총장은 이외에도 "(비노는) 새누리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다가 들통난 것"이라며 "이제라도 번지수를 잘 찾아가라"고 극언했다.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은 친문(親文, 친문재인) 계열의 친노(親盧, 친노무현) 본당으로 분류된다. 2·8 전당대회 이후 당권을 장악한 문재인 대표가 수석사무부총장을 최고위원 중 최다득표자가 추천하던 관례에도 불구하고, 비노(非盧, 비노무현) 주승용 최고위원의 반발을 무릅쓰고 억지로 내려꽂아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김경협 부총장은 지난 11~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으며 새누리(당으)로 가야 할 분이 잘못 온 것"이라며 "새누리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난 것인데, 이제라도 번지수를 잘 찾아가라"고 매도했다.

    이어 4·29 재·보궐선거 전패 책임 등과 관련해 "친노가 이기면 배아픈 당내 비노 때문이고, 비노만 방해하지 않으면…"이라며 "당내 비겁하고 구태의 상징인 자칭 비노들 표 받아서 당선되느니 당당히 떨어지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트윗이 논란이 되면서 당원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잇따르자 "친노계파나 친노패권은 없다"며 "(안철수 전 대표 지지자를 향해) 귀하의 안철수님은 노무현을 반대하는 비노냐"라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친노패권주의를 지적하며 당대표실·원내대표실·대변인실에 붙어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떼내라는 호남 당원들의 절규에 대해서는 "DJ 사진을 왜 떼내야 하느냐"며 적반하장격으로 맞받기도 했다.

    국회의원 워크숍과 혁신위 출범을 계기로 한 달여째 계속되던 극심한 당 내홍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려는 와중에 터져나온 친노 김경협 부총장의 내심 표출에, 새정치연합의 친노패권주의 논란은 다시 한 번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김경협 부총장의 SNS 활동의 의도와 배경을 둘러싸고서는 야권 내에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친노패권이 있었다면 지금 친노패권 주장하는 구태 정치인들에게 절대 공천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발언에 주목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당의 조직 사무와 공천 심사에 깊숙이 개입하는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아 다가올 내년 총선에서 '비노 공천 학살'을 준비하면서 칼을 갈던 친노 김경협 부총장이 속내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혁신위가 출범하면서 당직 의원들의 일괄 사표를 받았는데 양승조 사무총장과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은 경질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며 "조용히 속내를 숨기고 있다가 공천 학살을 하려고 했는데, 경질이 임박해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내지른 셈"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비선(秘線)에 의해 설계된 행동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른 관계자는 "4·29 재보선 전패 이후 제기된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가 추한 모습을 보이며 당권에 집착하는 것은 다 내년 총선 공천 때문 아니냐"며 "비노 공천 학살은 피할 수 없는 일인데,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세련되지 못하게 혁신위를 친노·운동권 일색으로 구성하면서 속셈이 일찍 드러나버리자 비노를 향해 일종의 공식 선전포고를 해버린 것"이라고 봤다.

    반면 계파 갈등 측면에서 바라보거나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김경협 부총장의 단순한 당직 욕심 때문으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것 없다"며 "평소 당직 욕심이 강했는데, 인사를 낼 때부터 비노의 반발 때문에 논란이 되다가 혁신위 출범으로 채 네 달도 해먹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게 되자 비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트윗 내용.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 트위터 캡쳐

    한편 김경협 부총장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현존하는 친노패권주의와 호남~친노 갈등 문제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전직 원내대표들이 오찬간담회를 했는데, 이종걸 원내대표가 혁신위의 이름을 '친노패권주의 타파위원회'로 했으면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또한 김경협 부총장이 '새누리당 세작'으로 표현한 비노계로 분류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호남은 뿌리이고, 친노는 줄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대로라면 김경협 부총장의 트윗은 '줄기가 뿌리를 향해 당원 자격이 없다'고 일갈하는 셈이 된다.

    또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혁신위원인) 조국 교수가 창조적 파괴라는 말을 썼던데 참 좋은 말"이라면서도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가 잘못하면 당내 신당 창당파가 '창조적 파괴'라는 말을 쓸 수도 있고, 나도 신당파에 가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