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무총장 한선교·제1사무부총장 홍문표 유력, 野 사무총장 최재성 놓고 내홍
  • ▲ 사무총장 임명이 유력시되고 있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오른쪽 위원장석).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사무총장 임명이 유력시되고 있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오른쪽 위원장석).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주중으로 사무총장 인선을 마무리한다. 지난 18일로 내년 4·13 총선이 3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양당은 사무총장 신규 인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일괄 사표를 제출한 이군현 사무총장과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의 후임으로 각각 한선교 의원과 홍문표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선교 의원은 3선 의원으로 사무총장의 기본 요건을 갖추었는데다, 수도권 지역구(경기 용인병)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국회의원 선거구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내년 총선에서는 수도권 지역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에서의 승패가 곧 총선 승패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수도권 사무총장 인선은 총선 승리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이다.

    특히 한선교 의원은 '원조 친박(親朴, 친박근혜)'이면서도 김무성 대표·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박(非朴) 지도부와도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 공천 작업에 깊이 관여해야 하는 사무총장의 특성상, 원만한 당내 관계와 인화력은 인선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 지역구의 3선 의원 인력 풀이 너무 적다는 점에서, 재선 의원까지 시야를 넓힐 경우 사무총장 0순위로 거론돼 왔던 홍문표 의원은 제1사무부총장이 유력하다.

    홍문표 의원은 재선 의원이면서도 지난해 이례적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라는 중임을 수행했을 뿐더러, 그 과정에서 잡음이 전혀 없을 정도로 원만하게 업무를 수행해낸 점이 당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수도권과 함께 내년 총선의 승패를 가늠할 충청권 지역구(충남 홍성예산)라는 점도, 인선 과정에서 가산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도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부에 무게를 실을 수 있는 인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4·29 보궐선거 때 27년간 야당 텃밭이었던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의원을 도와 당선을 일궈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비서실장에는 수도권(경기 안성) 재선의 김학용 의원 유임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의 깜짝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사무총장 기용을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이는 바람에 먼저 사표를 제출받고도 전열 재정비는 늦어지는 상황에 봉착했다.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 결여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본회의장에서 무언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뒷쪽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본회의장에서 무언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뒷쪽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표는 21일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안을 다시 논의한다.

    새정치연합 최재성 의원은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과 동일한 수도권 지역구(경기 남양주갑)의 3선 의원이지만,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범친노(汎親盧) 인사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친박에서 사무총장 기용을 고려하는 '탕평 인사'를 하는 것과는 달리, 문재인 대표가 자기 사람을 꽂는 모양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당대표와 같은 비박 사무총장(이군현 의원)에서 친박 사무총장(한선교 의원)으로 교체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모습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노 사무총장(양승조 의원)에서 친노 사무총장(최재성 의원)으로 '역주행'을 하는 모습이라, 당내의 평판은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표도 이를 의식했는지 최재성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혀 공천 혁신의 최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재성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 16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차기 국회의원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정작 최재성 의원은 1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누가 불출마를 전제로 보직을 맡으려 하겠느냐"며, "사무총장과 불출마를 연결짓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표의 구상을 뒷받침하는 명분이 어그러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이종걸 원내대표 등 일부 최고위원은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안에 반대했다.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표명한 주승용 최고위원도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전인수(제 논에 물대기)는 공멸"이라며, "타전인수만이 공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고위원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에는 표결 처리도 불가피하다.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 전당대회에 대비해 지난해 당헌·당규를 손질할 때,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주요 보직은 대표가 임명하되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반대가 있을 경우 이를 무시하고 대표가 독단적으로 임명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당내 보직 인선에 표결 처리라는 강행 수단까지 동원하게 되면, 가뜩이나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셈이기 때문에, 표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정세균계이기 때문에 결국 범친노, 정세균계가 다 해먹느냐는 게 문제 제기의 본질"이라며, "사무총장은 최재성 의원으로 하되, 유임될 예정이었던 강기정 정책위의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를 비노(非盧)의 몫으로 돌리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