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자 童謠(동요) ‘염소는 장군님을 좋아해’

    인민군 부대들에서 늘 굶주리고 있는 염소들이
    김정은의 현지시찰 때에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현실을 풍자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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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FA(자유아시아방송)  
      
      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제1비서의 군부대시찰이 얼마나 형식적이며 눈속임에 불과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일화가 북한 주민들 속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군부대 시찰 때마다 부대의 후방창고부터 먼저 돌아보며 병사들의 식생활을 특별히 돌보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속에서 이런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 방법이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학교 학생들 속에서 ‘염소는 장군님을 좋아해’라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며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아챈 보위부가 청진시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노래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염소는 장군님을 좋아해’라는 노래의 원곡은 김일성 시대에 발표된 ‘수령님은 아이들을 사랑해’라는 동요였는데 김정일 시대에 제목을 ‘장군님은 아이들을 사랑해’로 고쳐 불렀고 최근에는 이 노래에다 누군가가 왜곡된 가사를 붙였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장군님(김정은)은 염소를 사랑해, 염소는 장군님만 따르네”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인민군 부대들에서 늘 굶주리고 있는 염소들이 김정은의 현지시찰 때에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현실을 풍자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군부대의 염소들은 배불리 먹기 위해 항상 김정은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1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염소를 많이 길러 병사들에게 우유와 고기를 떨구지 말고 공급하라는 지시를 인민군 총정치국에 내렸는데 현실적으로 풀판조성 등 조건이 어려워 김정은의 지시대로 염소를 기르는 군부대는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실제 매 군부대들마다 염소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현지시찰을 하는 부대들에 미리 염소들을 가져다 놓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 속에서 그러한 풍자동요가 유행하게 됐다”고 노래가 나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김정은의 지시를 거스를 수 없는 인민군총정치국은 현지시찰이 있는 군부대들에 미리 염소들을 가져다 놓아 마치 염소를 많이 기를 데 대한 지시가 완벽하게 집행된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매번 같은 염소들을 여기저기 군부대들에 옮겨 놓으면서 이젠 김정은의 얼굴을 알아보는 염소들이 김정은만 보면 따라다니며 울어댄다는 이야기가 군인들속에서 먼저 나왔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눈속임으로 일관된 현지시찰을 백번, 천 번 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김정은도 그런 내막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주민들에게 ‘인민적 품성’을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속는 척 하는 것이다”라고 김정은의 현지시찰 과정을 비난했습니다.
     
      한때 북한은 강연 자료에서 군부대 시찰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김정은이 식당근무 병사에게 “내가 가고 나면 이 고기가 창고로 다시 들어갈 터이니 지금 모두 가마에 넣어라”고 지시했다며 군 실정을 샅샅이 꿰고 있는 김정은의 영도적 풍모를 널리 선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