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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기호 8번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이행자 서울시의원과 함께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기호 8번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에게는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지원 유세'를 올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게 그것이다. 본인이 대권 후보까지 지냈던 중량급 인사다보니 국민모임 내에 그보다 여론의 시선을 끌만한 인물이 없다.
경쟁 후보인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김무성·문재인 대표 등을 등에 업을 수 있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정동영 후보는 국민모임 내에 자신보다 지명도 있는 인물이 없는 형편을 '실속' 위주의 선거 전략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재진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한 것도 정동영 후보의 쏠쏠한 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이재진 위원장은 현역 시의원 시절부터 관악 지역 내 각종 직능 조직·단체와 연고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진 위원장의 딸이 20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한 이행자 서울시의원이다. 이행자 시의원은 젊은 나이에 관악구의원부터 시작해 재선의 서울시의원이 돼 지역의 '미래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는 관악3 선거구에서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다 득표율로 당선되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관악을 주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부녀가 정동영 후보를 선택해, 정 후보가 보다 실속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정동영 후보는 최근 거리 유세에 이행자 시의원과 동반하면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정동영을 돕고 있는 이행자 의원"이라고,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한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측의 이재진 선대위원장은 〈뉴데일리〉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행자 시의원을 향한 절절한 부정(父情)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재진 위원장은 "처음엔 행자에게 탈당을 하지 말라고 말렸다"고 털어놨다. 그 스스로 정치를 해 본 입장에서, 제1야당을 나가 무소속이나 다름 없는 신세가 되는 것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로서 정당 없이 정치를 해야 할 딸에 대한 걱정이었다.
"'정동영 후보는 내가 밀테니, 너는 당에 남으라'고 했지만 본인이 스스로 (탈당을) 선택했다"고 덧붙인 이재진 위원장은 "행자가 용단을 내려 이제 같이 제대로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하게 됐다"면서도 "탈당을 고민할 땐 (이행자 시의원이) 괴로워하더라"고 안쓰러워 하기도 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선명성이 있다"며 "현재 정치가 썩었는데 정동영은 누가 돈을 줘도 받지 않을 인물"이라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여 있는 기성 정치권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우리 행자도 마찬가지"라고 '딸바보'의 모습 또한 감추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