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서 공천 탈락하자 "호남 정치인 학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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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광주 서구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광주 서구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선 조영택 후보가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향해 "명분 없는 탈당"이라며 맹비난 했다.

    그러나 조영택 후보자 역시 3년 전 18대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있어 '불복의 아이콘' 간의 대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영택 후보는 16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해 광주 광산을 보선 때도 천정배 전 장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면서 "이번에는 당 지도부가 공정한 경선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도 탈당하는 것이 과연 명분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2003년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당시, 호남에서 뭉치자는 주장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라 했는데 지금은 또 호남 정치 부활을 외치고 있다. '막대기만 세워도 당선되는 지역'이라는 표현도 삼가해 달라"고 지적했다.

     

  • ▲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조영택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조영택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정작 조영택 후보자 역시 공천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조영택 후보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시절, 19대 '물갈이' 바람에 밀려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어 당 지도부의 공천 결과에 불복,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완주했다.

    당시 조 후보는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전형적인 코드 밀실 공천으로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했다"면서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사람을 무조건 배제해선 안된다"고 당 지도부를 정면에서 비판했다. 조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이어 "밀실기획공천의 희생자로 잠시 민주당을 떠나게 됐다"면서 "민주당을 다시 한 번 개혁하고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조영택 후보는 총선에서 18.5%의 득표를 얻어 민주통합당 박혜자 후보(42.1%)에 크게 패했다. 이후, 새정치연합의 광주 서구을의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텃밭' 공천을 얻어낸 조영택 후보가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는 데는 야권의 표 분산이 적잖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조 후보 스스로가 경험했 듯 '제 1야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압도적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후보의 인지도나 파괴력을 얕볼 수는 없는 처지이다.

    특히 천정배 전 장관이 정동영 전 장관이 이끄는 '국민모임'과 공동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 지면서 두 사람 간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 정 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 정 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4월 29일 치러지는 광주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15일 천정배 전 장관은 국민모임 상임공동위원장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만나 4월 보선에서 호남의 새정치연합 일당 독점체제를 깨트리는 데 힘을 합치기로 의기투합 했다. 사실상 국민모임 가입이든, 무소속 후보와 국민모임의 연대이든 어느 쪽으로든 '동행'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광주 서을 지역에 정승 전 식약처장으로 공천을 확정 짓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