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틀야구를 즐기는 학생들.ⓒ뉴데일리
    ▲ 리틀야구를 즐기는 학생들.ⓒ뉴데일리

    【뉴데일리 스포츠】자녀들에게 체육 활동을 시키고 싶은 학부모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운동이 공부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는 이젠 거의 없다. 오히려 축구, 야구 등 단체 종목을 통해 자녀의 사회성을 기르고 운동 등 신체 활동이 성장기 자녀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다. 

    미국·일본·독일 등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선진국의 우수 사례가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인식은 서서히 변했다. 학부모들이 스포츠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데 학교 스포츠클럽의 역할이 주요했다.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방과후 스포츠클럽은 이제 52.2%의 학생이 참가할 만큼 성장했다. 학교에서 2명 중 1명 이상이 학교 스포츠클럽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문제는 있지만 여학생 참가를 독려하기 위한 교육 관계자들의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스포츠클럽을 통해 운동을 시작하면서 학부모들은 스포츠가 성장기 자녀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이제 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학교 클럽스포츠에서 운동을 시작한 학생들은 이제 스포츠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스포츠 열풍이 엄청난 스포츠 사교육 시장을 형성했다. 

    대한축구협회가 2010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유소년 축구클럽리그는 그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첫 대회에 94개팀 1,510명이 참가했는데 4년이 지난 2013년에는 812개팀 1만5,313명의 학생이 대회에 참가했다. 팀이 늘어나고 축구를 하겠다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에 가입한 야구팀도 2000년대 초반까지 50~60개였지만 현재는 무려 440개로 늘었다. 귀족 스포츠로 알려진 아이스하키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5년까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등록된 학생 선수의 수가 505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등록 선수는 1,447명이었다. 

    학부모들이 선택한 축구클럽, 리틀야구, 아이스하키 등은 모두 사교육이다. 학교 스포츠클럽을 통해 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들은 더 체계적인 수업과 대회 참여를 원한다. 학부모들은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아이들의 스포츠 사교육을 포기하지 않는다. 

    '스포츠는 보는 게 아니라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의 전환, 체육 시간까지 자율학습 시간으로 바꿔달라던 학부모가 줄어든다는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교육을 통해 스포츠를 접하고 있는 현실은 비극적이다. 

    스포츠 사교육은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야구를 하고자는 학생들은 매달 25~30만 원의 강습비를 내고 개인 장비를 마련해야 한다. 장비를 구입하는데 100만 원 이상이 드는게 현실이다. 스포츠는 권리고 복지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일본·독일 등의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우리는 아직도 스포츠 후진국이다. 

    스포츠 선진국을 위해 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엘리트 체육을 관리했던 대한체육회와 일반 국민들의 스포츠 활동을 권장하던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는게 주요 골자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엘리트 선수 육성에 집중 투자하던 기존의 관행에 종지부를 찍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 체육단체의 통합은 엘리트 육성만큼 일반 국민의 스포츠 활동에도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이다. 

    1961년부터 대한민국은 올림픽에 나설 엘리트 선수들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대한체육회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가 발족했지만 정부의 지원은 지난해까지 대한체육회에 집중됐다.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엘리트 선수를 집중 육성해 세계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집중했고 이들 엘리트 선수들이 국위 선양을 위해 스포츠가 존재했다. 그동안 우리는 스포츠라는 당연한 권리를 일부 엘리트 선수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며 살았다. 그 권리가 온전히 개인에게 돌아올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