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해군사령관, 해군 정치위원 해임돼…일각서는 “각종 방산비리 연루” 주장도
  • ▲ 북한 인민군의 어뢰정. 매우 낡은 장비에다 방어력도 형편없지만 빠른 속도 때문에 여전히 북한 해군의 주력을 차지하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북한 인민군의 어뢰정. 매우 낡은 장비에다 방어력도 형편없지만 빠른 속도 때문에 여전히 북한 해군의 주력을 차지하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군대에서 총을 잃어버렸다"는 농담은 들어봤어도, 군함을 잃어버렸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에서는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는 모양이다.

    지난 1월 7일 김정은이 참관한 북한 인민군 최전방 부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김명식 북한 인민군 해군 사령관은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원인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014년 12월 일선 부대에 배치한 어뢰정이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어뢰정에는 실제 어뢰까지 모두 장착돼 있었다고 한다. 어뢰정을 ‘분실’한 부대가 서해함대인지 동해함대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해군 전투함 수는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전력의 대부분은 2차 세계대전에나 어울릴 법한 어뢰정이다. 그 가운데는 나무로 된 어뢰정도 있다.

    북한 해군은 어뢰정이 방어력은 형편없지만 속도가 빠른 점을 십분 활용, ‘대규모 자살공격대’처럼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전시에 한국군 전투함과 상선으로 달려가 어뢰를 쏜 뒤 ‘자폭’한다.

    아무튼 ‘어뢰정 분실 사건’은 곧 김정은에게 보고되면서 인민군 해군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 ▲ 어뢰를 사람이 직접 밀어 나르는 북한 해군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어뢰를 사람이 직접 밀어 나르는 북한 해군의 모습.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이 일로 김명식 인민군 해군사령관, 해군 정치위원이 전투장비 관리소홀이라는 죄목으로 지난 1월 철직(보직해임)되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사실을 알린 북한소식통의 이야기 가운데 일부다. 

    “최근 외출 나온 북한 해군의 고급 군관(고위급 장교)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분실된 어뢰정은 어뢰를 다 장착된 상태이며, 사라진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북한 소식통 또한 이 같은 이야기를 확인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소문’이어서인지 보직해임 당한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해군사령관과 정치위원이 철직된 소문은 남포와 평양에도 널리 퍼져 웬만한 사람은 알고 있다. 해군사령관이 해임된 것은 외화벌이를 둘러싼 각종 비리가 적발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어뢰정 분실’ 사건으로 보직해임된 김명식은 2014년 정전협정 체결 61주년 기념 북한 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군 결의대회에서 “바다를 적들의 검붉은 피가 흐르는 죽음의 바다로 만들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결전 의지를 과시했던 인물이다.

    김명식은 2012년 해군사령관에 임명되면서 중장(한국군 소장 계급)으로 진급했고, 2년 만에 상장(한국군 중장 계급)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이번에 알려진 ‘어뢰정 분실’ 사건으로 보직해임 된 것이다. 

    현재 북한 인민군 해군사령관은 공석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3일 김정일 생일을 맞아 열린 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군의 반미결의대회 당시 해군 대표로 연설한 이는 허상문 해군 부사령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