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책임 체육단체 나 몰라라…팬들 신뢰 잃어
  •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뉴데일리 스포츠】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수영 스타, 박태환(26)의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투약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그의 선수 생활에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국제 스포츠계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운동선수가 남성호르몬이 포함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이 종료된 후 WADA의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남성호르몬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박태환은 오는 27일 국제수영연맹이 개최하는 청문회에서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국제수영연맹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에게 최소 2년부터 최대 4년간 선수 자격 정지를 선고해왔다. 박태환도 남성호르몬을 투약했다는 점에서 최소 2년 이상의 자격 정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태환은 2013년부터 테스토스테론을 투약했다. 지난해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도 남성호르몬을 투약한 후 얻어낸 결과다. 그러므로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이 징계를 결정하는 순간 2013년 이후 획득한 메달은 모두 반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수영 종목을 총괄하는 체육단체인 대한수영연맹의 태도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세계수영연맹의 징계를 받기 전 먼저 약물 투약에 대한 징계를 내렸어야 했던 대한수영연맹은 오히려 박태환을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에게 그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국제수영연맹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이미 대한수영연맹이 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고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렸어야 옳았다. 

    박태환은 남성호르몬을 투약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자신이 맞은 주사제에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을 두둔하며 금지 약물 복용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그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26살의 박태환이 갱년기 남성에게나 처방되어야 할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도핑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무조건적인 선수 감싸기 현상은 프로야구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넥센 히어로즈의 7년차 투수 김영민(28)이 퇴폐업소를 드나들었고 룸사롱에서 일하는 여성과 6개월간 연애를 했다며 외도 사실도 고백했다. 

    김영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고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적절한 행동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김영민은 자신이 작성한 글에서 결혼 전부터 룸사롱, 불법 안마 시술소 등 퇴폐업소를 드나들었고 결혼 후에도 6개월간 룸사롱의 여성과 외도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결혼한 남성이 외도를 했고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퇴폐업소를 출입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김영민의 소속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는 김영민에게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고 있다. 

    넥센 구단은 징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야구계는 김영민의 행동이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었다는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수를 아끼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할 대한수영연맹과 KBO지만 선수의 잘못까지 안고 가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잘못을 지적하고 경고하는 역할이 필요한 시점에서도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무조건적인 선수 감싸기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스포츠 영웅인 박태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상당히 크다. 금지 약물 복용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안을 검토했지만 남성호르몬 투약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태환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었다. 

    또 프로야구 팬들도 선수의 일탈에 대해서 개인적인 일이라고 치부하는 넥센 구단과 KBO의 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외도와 퇴폐업소 출입 등은 도덕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게 팬들의 지배적인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