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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대회의 성공을 위해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공직사회에 내렸던 '골프 금지령'도 해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3일 오후 1시 50분경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티타임 中>
박근혜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환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최경환 부총리: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생일 떡 하나 주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웃음)
박근혜 대통령: 필요하세요? (웃음)
최경환 부총리: 주시면 뭐.... (하하하)
박근혜 대통령: 올해 10월에 프레지던츠컵 (인천 송도에서 개최) 하지 않습니까. 골프 대회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제가) 또 명예회장으로 있습니다. 그런 큰 대회도 열리는데 우리나라는 골프가 침체돼 있습니다. (골프) 활성화를 위해서 좀 더 힘을 써 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대회만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어쨌든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 문체부에서 한번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국내에서는 골프 관련해서 특별소비세-개별소비세(가 붙고) 말씀하신 대로 너무 침체돼 있어서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 방안을 마련해 보세요.김종덕 문체부 장관: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마치 (공직자들을) 골프 못 치게 하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 그건 아닌데...
김종덕 문체부 장관: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
정홍원 국무총리: 그럼 문체부장관부터 치기 시작하시죠. (일동 웃음)박근혜 대통령: 그런 것(골프)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 (일동 웃음)
박근혜 대통령: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세 번이나 해서 어렵게 유치를 했는데 그동안 준비를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 특히 좋은 인재들이 가서 도와야 하는데 거기 가서 몇 년 있다 보면 나중에 약간 미래를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런 것들도 다 손해가 되지 않게 오히려 큰 행사를 위해서 헌신했으니까, 인센티브를 주면 줬지 불이익을 받는다든가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됩니다. 그건 문체부 뿐만 아니라...
정종섭 행자부 장관: 그건 (분야가) 제 겁니다. (일동 웃음)
박근혜 대통령: 내 일이다 생각하고 좋은 인재들을 많이 보내세요. 성공을 해야 2002년 월드컵이라든가, 88올림픽이라든가, 그러한 행사 하나로 국민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국가 위상도 높아지니까, 그런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잖아요.
정종섭 행자부 장관: 평창 쪽은 저희들이 이미 조치를 했습니다. 인원도 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빨리 하시라고요. 세월 다 가니까. (웃음)
최경환 부총리: 세제 지원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월드컵을 포함해서.
박근혜 대통령: 우리나라가 국제대회를 많이 치러서 마음만 먹으면 잘 해낼 수 있습니다. IT를 접목하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나 문화행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부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 금지령'을 공식적으로 내린 적은 없다. 하지만 지난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이경재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소비 진작을 위해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한 건의에,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엇다.
한 달 뒤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도 골프 얘기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은 "바쁘셔서 그럴(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는 곧 공직자들에 대한 '골프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청와대나 내각 인사들은 골프를 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공직자 골프 금지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관가는 물론 재계와 체육계까지 반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