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활성화돼야 , 문체부에서는 골프 활성화 방안 만들어 주시라"
  • ▲ 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청와대 제공
    ▲ 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대회의 성공을 위해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공직사회에 내렸던 '골프 금지령'도 해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3일 오후 1시 50분경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티타임 中>

    박근혜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환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최경환 부총리: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생일 떡 하나 주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웃음)

    박근혜 대통령: 필요하세요? (웃음)

    최경환 부총리: 주시면 뭐.... (하하하)

    박근혜 대통령: 올해 10월에 프레지던츠컵 (인천 송도에서 개최) 하지 않습니까. 골프 대회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제가) 또 명예회장으로 있습니다. 그런 큰 대회도 열리는데 우리나라는 골프가 침체돼 있습니다. (골프) 활성화를 위해서 좀 더 힘을 써 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대회만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어쨌든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 문체부에서 한번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국내에서는 골프 관련해서 특별소비세-개별소비세(가 붙고) 말씀하신 대로 너무 침체돼 있어서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 방안을 마련해 보세요.

    김종덕 문체부 장관: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마치 (공직자들을) 골프 못 치게 하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 그건 아닌데...

    김종덕 문체부 장관: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
     
    정홍원 국무총리: 그럼 문체부장관부터 치시작하시죠. (일동 웃음)

    박근혜 대통령: 그런 것(골프)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 (일동 웃음)

    박근혜 대통령: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세 번이나 해서 어렵게 유치를 했는데 그동안 준비를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 특히 좋은 인재들이 가서 도와야 하는데 거기 가서 몇 년 있다 보면 나중에 약간 미래를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런 것들도 다 손해가 되지 않게 오히려 큰 행사를 위해서 헌신했으니까, 인센티브를 주면 줬지 불이익을 받는다든가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됩니다. 그건 문체부 뿐만 아니라...

    정종섭 행자부 장관: 그건 (분야가) 제 겁니다. (일동 웃음)

    박근혜 대통령: 내 일이다 생각하고 좋은 인재들을 많이 보내세요. 성공을 해야 2002년 월드컵이라든가, 88올림픽이라든가, 그러한 행사 하나로 국민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국가 위상도 높아지니까, 그런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잖아요.

    정종섭 행자부 장관: 평창 쪽은 저희들이 이미 조치를 했습니다. 인원도 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빨리 하시라고요. 세월 다 가니까. (웃음)

    최경환 부총리: 세제 지원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월드컵을 포함해서.

    박근혜 대통령: 우리나라가 국제대회를 많이 치러서 마음만 먹으면 잘 해낼 수 있습니다. IT를 접목하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나 문화행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부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 금지령'을 공식적으로 내린 적은 없다. 하지만 지난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이경재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소비 진작을 위해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한 건의에, 박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엇다.

    한 달 뒤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도 골프 얘기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은 "바쁘셔서 그럴(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는 곧 공직자들에 대한 '골프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청와대나 내각 인사들은 골프를 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공직자 골프 금지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관가는 물론 재계와 체육계까지 반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