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사회-반인륜적 일베 영향 아니냐"...KBS "사실무근" 반박
  • ▲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지난 11일 새로 선보인 '부엉이' 코너 장면.ⓒKBS 방송화면 캡쳐
    ▲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지난 11일 새로 선보인 '부엉이' 코너 장면.ⓒKBS 방송화면 캡쳐


친노 강경파로 분류되는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KBS '개그콘서트'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13일 보도자료에서 "<개그콘서트>의 '부엉이' 코너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개그콘서트 출연자들과 제작진들이 그 정도로 '저질'일 거라고는 차마 믿을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앞서 지난 11일 첫 방송된 개콘의 '부엉이' 코너는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등산객이 부엉이의 안내를 받으면서 길을 가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을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최민희 의원은 "이 방송을 본 수많은 시청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했다고 거세게 성토하고 있다"며 "고의든 아니든 이런 장면이 공영방송 KBS에서, 그것도 가장 인기있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버젓이 방송되는 것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부엉이'의 방송은 유족은 물론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아직도 가슴 속 깊은 곳에 씻을 수 없는 '한'으로 안고 있는 수많은 시청자와 국민들의 마음에 다시 한 번 생채기를 낸 나쁜 방송"이라고 했다.

  • ▲ 지난해 10월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의원(오른쪽)과 전병헌 의원이 자료를 보며 웃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해 10월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의원(오른쪽)과 전병헌 의원이 자료를 보며 웃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 의원은 나아가 "개콘에서 '김치녀'라는 표현을 쓰거나, '렛잇비' 코너에서 일베를 상징하는 인형을 등장시킨 일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일베와 연관된 논란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부엉이'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장 적극적으로 희화화하고 있는 일베의 영향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을 대표하는 방송에서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이며 반인륜적인 일베 관련 논란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방송사들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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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일각에선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욕하면 코미디, 그 반대는 무조건 패륜이냐"는 비판을 제기되면서 '이중잣대' 논란도 일고 있다.

    실제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외투쟁에선 전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구호들이 난무했다.
    지난해 8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 당시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씨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며 "쥐죽은 듯 박수를 조그맣게 치니 [쥐새끼]들이 득세한다. <이명박근혜>에게 국민과 상생하라고 했더니 국민을 살생하고 있다. 결국 4대강을 죽이고 내 반쪽인 노무현도 죽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 지난달 28일 개그콘서트 '도찐개찐' 코너는 소품용 컵을 치켜들며 "녹차 라테 같은 '녹조 라테'다. 4대강 사업으로 개발된 음료수다. 22억원이나 들었다"는 장면을 내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최근 <개그콘서트>에서는 4대강사업을 날카롭게 풍자하거나, 비정규직 문제를 풍자하는 등 시사풍자 코너들이 다시금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다"고 주장했다. 풍자와 희화화에 대한 애매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그맨들의 성토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그맨 김준호는, 지난해 10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개콘 리허설 현장을 방문하자 "몇 년 전에는 정치나 사회적 풍자를 신랄하게 했었는데 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회적 압력을 의식하지 말고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고, 다른 의원들 역시 "더 세게, 많이, 더 신랄하게 해도 된다"고 개그맨들을 격려했다.

    한편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부엉이' 코너와 관련, "'부엉이 바위를 연상시킨다', '특정 정치성향을 표방하는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다' 등의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제작진의 의도와는 무관함을 밝힌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