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 잡은 野 "청와대 인적쇄신, 특검 도입" 공세이석현 "검찰에서도 그런 말 없었는데… 배후는 누구냐"
  • ▲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인터넷매체 〈뉴스웨이〉가 촬영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수첩 내용. 이준석·손수조·음봉환 등의 이름과 함께 "문건 파동의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뉴스웨이 제공
    ▲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인터넷매체 〈뉴스웨이〉가 촬영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수첩 내용. 이준석·손수조·음봉환 등의 이름과 함께 "문건 파동의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뉴스웨이 제공

    이른바 '김무성 수첩' 파문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이를 계기로 청와대의 인적 쇄신과 특검 도입을 재차 요구하는 등 공세를 취하고 나서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 12일 인터넷매체 〈뉴스웨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수첩을 촬영했는데, 수첩에는 이준석·손수조·음종환 등의 이름과 함께 '문건 파동의 배후는 K, Y'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후 수첩에 거명된 인물들이 지난해 12월 중순 술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에게 "(이른바 십상시) 문건 파동의 배후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며 "두고 봐라. 내가 꼭 밝혀내겠다"고 발언했다는 것이 복수 매체에 의해 확인됐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이 말을 지난 5일 다시 김무성 대표에게 전했고, 해당 발언을 김 대표가 수첩에 메모한 것이 이번에 촬영됐다는 것이다.

    이는 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건 유출 파동의 배후로 여당 대표와 중진 의원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정치권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13일 취재진에 단체 문자를 보내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모 인(이준석 전 비대위원)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메모해 놓았던 것"이라며 "내용이 황당해 적어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유승민 의원도 같은 날 "청와대 행정관이 그런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너무나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응했다. 유 의원은 해당 발언을 전해들은 지난 6일, 이 발언에 대해 안봉근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호기를 잡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무성 수첩' 사건을 정치 쟁점화할 뜻을 보이며, 이를 계기로 청와대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등 공세로 전환할 조짐이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를 거론하며 "문서 유출의 배후에 대한 또다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며 "밤낮으로 민생을 걱정해야 할 청와대가 의혹만 증폭시킴으로써 오히려 국민이 청와대를 걱정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내듯이 신속하게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며 "국회는 특검을 의결해 국민적 의혹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씨에 의하면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는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고 음종환 행정관이 말했다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책임을 여당에 전가하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 사건을 집중 수사한 검찰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데, 일개 행정관이 검찰 수사 결과를 빈대떡 보듯이 하는 것이냐"며 "그렇다면 그 행정관의 배후는 또 누구냐"라고 의혹을 키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대통령의 신년회견 하루만에 권력 암투가 불거져 국민의 눈초리가 따갑다"며 "특검만이 정답"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재근 비상대책위원은 "청와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어렵다"며 "청와대가 국민과 담 쌓고 있는데 새누리당마저 눈치를 본다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서 "민정수석의 항명도 항명이 아니라 한 대통령이 새누리당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들 항명이라 하겠느냐"며 "이제 새누리당이 나서서 제대로 된 정치를 시작해달라"고 '김무성 수첩' 파문을 계기로 당청(黨靑) 간의 틈새 벌리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