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강세' 제주에서 공항 시찰, 4·3 추모탑 참배 '광폭 행보'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재개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8일 경기도 김포에서 열렸던 현장 최고위원회의 장면.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재개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8일 경기도 김포에서 열렸던 현장 최고위원회의 장면.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9일 제주를 시작으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재개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무성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재개하고, 그 첫 방문지로 제주를 선택한 것은 △내년 총선 대비 제주 민심 잡기 △야당의 '제주 홀대론'에 대한 맞대응 △당내 계파 갈등 수습 등 다양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는 국회의원 선거구 3석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일 정도로 야권 강세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는 10일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제주도민 여러분이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세 의원을 모두 3선으로 만들어주셨다"고 연설했다.

    6·4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승리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당선시켰다. 하지만 이는 원희룡 지사가 지역 명문 제주일고 출신으로 대입학력고사 수석, 서울법대 입학, 사법시험 수석 합격 등을 하는 등 '제주가 낳은 천재'이자 '제주의 아이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에서 3선 중인 김재윤 의원에 대해 15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 일정상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야 의원직을 비로소 상실하는데, 공직선거법에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김재윤 의원은 일정 기간 피선거권을 상실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귀포에 현역 의원이 없는 상황이 되면 여당으로서도 해볼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

    또한 야당의 '제주 홀대론' 공세에 맞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느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합동연설회를 위해 제주를 찾은 새정치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다투어 현 정부가 제주를 홀대하고 있다는 주장을 쏟아냈다.

    문재인 당대표 후보는 "4·3이 모욕당하고 있다"고 외쳤으며, 박지원 후보는 "4·3의 눈물을 닦아준 것은 DJ"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저마다 신공항 건설, 해저KTX 추진, 자치권 확대 등도 부르짖었다.

    여당을 이끄는 김무성 대표로서는 맞불을 놓을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19일 일정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하는 최고위원회의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공항 현지 시찰과 4·3 추모탑 참배, 평화공원 방문 등이 일정에 포함된 것도 그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당내로 눈을 돌리면 현장 행보를 강화함으로써 고조되는 계파 갈등을 가라앉히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여의도연구소장과 수원갑(장안) 당협위원장 문제를 계기로 촉발된 친박~비박 간의 계파 갈등은 희대의 '김무성 수첩'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현장을 두루 도는 행보를 펼치며 빠르게 당을 4·29 보궐선거 체제로 가져감으로써, 계파 갈등의 분위기를 전환한다는 방책이다. 

    이와 관련,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6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장 최고위는 민심을 듣고 민생을 챙기는 자리"라고 그 성격을 분명히 규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