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표제 하에서 1표는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복안
  • ▲ 11일 울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연설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11일 울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연설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10일부터 시작된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많은 최고위원 후보들이 스스로를 "가련한 후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당대표 합동연설회를 비롯해 일반적인 선거의 경우 대부분의 후보가 자신의 강함과 능력을 강조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먼저 유일한 여성 후보인 유승희 후보는 "유일의 여성 후보, 이 가련한 여성 후보에게 표를 주십시오"라며 여성 당원들을 공략했다. 덧붙여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여성 할당제가 없기 때문에, 표를 얻지 못하면 떨어진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전남 여수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주승용 후보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 후보가 8명 나왔는데 7명이 서울과 인천"이라며 "지방에서 나온 가장 가련한 후보, 유일한 후보가 주승용이다"라고 유일한 지방 출신임을 강조했다.

  • ▲ 가련함 경쟁에 먼저 불을 당긴 '가련한 여성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후보가 11일 울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가련함 경쟁에 먼저 불을 당긴 '가련한 여성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후보가 11일 울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박우섭 후보는 "국회의원이 아닌 유일한 최고위원 후보, 인천남구청장 박우섭"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평당원도, 기초의원도, 광역의원도 최고위원이 되어 당의 중앙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지자체장·지방의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려 애썼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 마땅치 않은 후보들도 주저하다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련함' 경쟁에 뛰어들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가 "포지션 잡기가 어려운 후보"라고 평한 문병호 후보는 "아까 유승희 후보가 여성이라서 가련하다고 했는데, 계파가 없는 내가 사실 가장 가련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최고위원에 출마한 많은 후보들이 '가련함' 경쟁을 하는 것은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경선의 특성상, 1표는 다른 후보에게 가더라도 남은 1표를 확실히 자기 표로 확보하겠다는 복안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당대회 날짜인 2월 8일이 가까워질수록 합동연설회 또한 열기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보들의 '가련함 경쟁'이 어디까지 치열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