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당위원장 출마 이윤석~황주홍, 공개토론회 놓고 성명전 '시끌'
  • ▲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사진 맨 오른쪽은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 경선에 출마한 이윤석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사진 맨 오른쪽은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 경선에 출마한 이윤석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위원장 경선을 둘러싸고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본래 시·도당위원장은 그다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자리였다. 명목상 해당 시·도 내의 지역위원회(새누리당은 당협위원회)를 관할할 뿐 인력도, 자금도 없는 조직이기 때문이었다.

    시당위원장을 연임했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재선급 의원이 한 번 하는 게 관례인데,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연임했을 뿐"이라며 "그 다음 번에도 다른 재선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안 하겠다고 뻗대는 바람에 하마터면 3선할 뻔 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시·도당위원장을 서로 미루는 이유에 대해 "일단 맡게 되면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 일도 많은데, 시·도 전체를 대변해야 하니 어떻겠느냐"며 "지역 현안이 있으면 총대를 메고 나서야 하는데, 그러다 밉보여 공천을 못 받는 경우도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일례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나 산업단지의 유치, 신공항·고속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시설 조성 등이 있을 때에는 지역의 여론을 대변해 가장 선두에서 총대를 메고 나서야 하는데, 당론(黨論)이나 (여당의 경우) 청와대의 의중과 다르게 되면 밉보이기 십상이라는 설명이다.

    또, 시·도당위원장을 맡게 되면 시·도 내의 다른 지역구 의원들이 행사를 잡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초청하기 때문에 온갖 일정에 다 불려다니게 된다. 게다가 시·도당 차원의 회의도 챙겨야 한다.

    그런데도 시·도당의 조직은 보잘 것 없고 자금은 전적으로 중앙당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은 당의 '핵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시·도당 인력은 각 8명에 불과하다. 의원실 조직 하나에도 못 미치는 인력이다.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도당의 인력이 뻔하다보니 국(局)이라는 것은 명칭 뿐 국장 밖에 없다"며 "그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을 하려는 생각이 있는 의원이나 욕심을 낼까"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 경선에 출마한 황주홍 의원. 사진은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를 선언할 때의 모습. ⓒ황주홍 의원 블로그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 경선에 출마한 황주홍 의원. 사진은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를 선언할 때의 모습. ⓒ황주홍 의원 블로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와 동시에 지역별로 진행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위원장 경선은 달아오르고 있다. 언론의 관심은 오로지 합동연설회에 집중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보다 더 열심히 어깨띠를 걸고 대의원들을 훑고 다니는 것이 시·도당위원장 후보다.

    재선급 의원들이 서로 손사래를 치다가, 할 수 없이 누군가를 합의추대하던 시·도당위원장의 인기가 왜 이리 높아졌을까.

    새정치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력 당대표 후보들이 다투어 시·도당 위상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박지원 의원은 '당 혁신 10대 공약'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권의 시·도당 이양 △시·도당에 국고보조금과 당비 대폭 지원 △민주정책연구원 시·도 지부 설치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 의원도 '분권정당'을 내세우며 "사람·돈·권한·정책 기능을 시·도당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시·도당위원장에 당선되거나 추대된 인물들의 격(格)이 높은 것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세종시당위원장은 6선에 당 대표까지 역임했던 이해찬 의원이 맡았다. 제주도당위원장은 3선의 강창일 의원이 맡았고, 부산시당위원장에 당선된 김영춘 전 의원은 원외(院外)이긴 하지만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시·도당위원장들의 중량감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보인다"며 "이 때문에 충분히 합의추대할 수 있었던 지역도 경선으로 많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경선이 진행될 예정인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는 재선의 이윤석 의원과 초선의 황주홍 의원 사이에 난타전 양상까지 전개되고 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윤석 의원. ⓒ이윤석 의원실 제공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윤석 의원. ⓒ이윤석 의원실 제공

    황주홍 후보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토론회를 열어 누가 전남도당의 미래를 위해 적합한 후보인지 평가받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윤석 의원에게 후보간 토론회를 공식 제안했으나, 현재까지 묵묵무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윤석 후보는 이튿날 성명을 내고 "후보간 공개토론회는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 도당 선관위에서 불가 결정을 내렸는데도, 황주홍 후보는 마치 이윤석 후보가 거부하는 것처럼 얄팍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양 후보는 의원 본인이 전남에 내려가 대의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여의도의 국회 의원실에도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한 채 도당위원장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주홍 의원실 관계자는 "본래 도당위원장은 연임하지 않는 게 관례"라며 "전임 위원장이었던 이윤석 의원 또한 연임하지 않을 줄 알았으나 연임 의사를 밝혀, 조율을 통해 경선 없이 추대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아 경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선을 통해 서로가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검증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전남도당에 대한 지역 당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윤석 의원실 관계자는 "직전에 전남도당위원장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안철수 신당과의 통합으로 1년도 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도당위원장에) 취임했을 때 2억 원에 불과하던 도당 자산을 15억 원으로 늘렸고, 비록 전세지만 도청 앞에 도당 당사를 마련하는 등 위상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야 도당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고, 본격적으로 커나갈 시점"이라며 "이윤석 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다시 맡고자 하는 것은 너무 짧은 기간 동안 이루지 못했던 것을 마무리짓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