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 '9월 분당설' 파다… "4월 보궐선거 대응" 공언한 천정배 주목
  • ▲ 새정치민주연합이 2·8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 분당될 수도 있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최고위원 후보자가 11일 울산에서 대의원과 당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2·8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 분당될 수도 있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최고위원 후보자가 11일 울산에서 대의원과 당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전 의원의 움직임에 야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정중동(靜中動)하고 있는 천 전 의원의 움직임에 따라 야권발 정계 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천정배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 정동영 전 상임고문과 함께 한때 천·신·정이라 불리며 새천년민주당의 정풍 운동을 이끌고, 열우당 창당을 주도했었다.

    그 중 정동영 전 고문은 지난 11일 탈당해 이른바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반면 신기남 의원은 2·8 전당대회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으며 당에 남을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자연히 남은 멤버인 천정배 전 의원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천정배 전 의원을 주목하는 이유는 원외(院外) 인사 중 격이 가장 높은 축에 들기 때문이다. 15대부터 18대까지 연달아 국회에 입성한 4선 의원인데다 법무부 장관도 지냈다. 2011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박영선 전 원내대표에게 밀린 이래로 정치적 공백기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한 대중적 인지도를 자랑한다.

    천정배 전 의원도 이런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최근 들어 잇달아 알듯 모를듯한 발언을 던지고 있다.

    천 전 의원은 지난 1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모임을 하는 분들은 초기부터 '함께 하자'고 하고 있다"며 "오래 전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 가망이 거의 없어보인다고 걱정하고 있었고, 반면 '국민모임'의 분들은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곧이어 "새정치연합의 지금의 난국에는 나도 큰 책임이 있는 만큼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생각"이라며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하면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탈당하겠다는 것인지 잔류하겠다는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없는 발언을 했다.

    한편으로 "4월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적극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혀,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이튿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도 출연해 "지금 2·8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새정치연합의 마지막 쇄신의 기회"라며 "전당대회라는 중요한 국면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계획"이라고,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탈당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이러한 천정배 전 의원의 움직임은 야권에 파다한 '전당대회 이후 분당설'의 신호탄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친노(親盧)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연합의 당권을 장악할 경우, 당권 장악으로부터 7개월, 차기 총선까지 7개월이 남은 중간 시점인 올해 9월이 분당(分黨)의 적기(適期)라는 설이 파다하다.

    정동영 전 고문 등 야권의 '좌클릭'을 주장하는 '국민모임' 외에도 야권의 '우클릭'을 주장하며 당을 뛰어나갈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 중에는 야권의 전직 공동대표와 원내대표, 상임고문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 중 일부는 실제로 현재 당무는 물론 전당대회와도 거리를 둔 채 회의적인 시각으로 당의 돌아가는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새정치연합의 새 지도부가 2·8 전당대회 직후 어떤 식으로 당을 수습하느냐에 따라 '9월 분당설'은 그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고,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앞당겨질 수도 있는데, 이를 앞당기는 변수로는 4·29 보궐선거와 함께 천정배 전 의원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4·29 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하게 되면 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는 당장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4월 보궐선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 천정배 전 의원의 움직임이 새삼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