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당 경선에서는 괴문자 유포까지… '혼탁 양상'에 표심 '예측불허'
  • ▲ 각 시·도당위원장 경선 결과에서 나타나는 대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예측불허라,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렸던 예비경선(컷오프) 때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각 시·도당위원장 경선 결과에서 나타나는 대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예측불허라,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렸던 예비경선(컷오프) 때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권리당원들의 표심(票心)이 예측을 불허해,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박지원 두 후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를 열고 있다. 이 때 각 지역 시·도당에서는 대의원 대회를 열고 시·도당위원장 경선도 함께 진행한다.

    당대표·최고위원 경선과 시·도당위원장 경선 선거인단에 대의원·권리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75%(당대표·최고위원 경선, 나머지 25%는 일반당원과 국민)와 100%(시·도당위원장 경선)에 달하기 때문에, 대의원·권리당원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경선도 하고 연설회도 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들이 보여준 표심이 당초 예측과 전혀 달라, 당권 주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치러진 충남도당위원장 경선에서는 박수현 의원이 원외 인사인 나소열 전 서천 군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박수현 의원은 현역 의원인데다 당 대변인과 직전 도당위원장을 겸했다. 게다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親盧)로 분류되고, 특히 이 지역의 맹주로 부상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최측근 의원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경선 결과는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튿날 치러진 전남도당위원장 경선 결과도 충격이다. 재선 의원으로 역시 직전 도당위원장이었던 이윤석 의원이 초선의 황주홍 의원에 패했다.

    이윤석 의원은 특히 이 지역의 맹주인 박지원 당대표 후보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경선 결과는 박지원 후보 측에 씁쓸하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0일 치러진 전북도당위원장 경선에서는 유성엽(전북 정읍) 의원이 이상직(전북 전주 완산을) 의원을 불과 2.08% 차로 누르고 당선된 가운데, 경선이 과열 분위기를 넘어 혼탁 양상까지 빚었다.

    유성엽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표심을 좌우하는 대의원 투표에서 패한 대신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했는데, 경선 과정에서 이 지역 현역 의원들이 이상직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듯한 문자가 대량 살포된 것이다.

    '김관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유령단체 명의로 마치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이 이상직 의원을 지지하는 것 같은 내용의 문자가 권리당원들에게 대량으로 뿌려진 일이 있었다. 이외에 권리당원 A씨를 사칭하는 단체문자가 대량 유포됐는데, 이 문자는 심지어 명의 도용의 당사자인 A씨 본인도 수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의원·권리당원 표심의 시금석(試金石)인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예측불허 양상에다가 과열·혼탁으로까지 치달으면서 문재인·박지원 당대표 후보 측은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親盧)의 수장이라는 문재인 후보도, 호남의 맹주라는 박지원 후보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의원·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2월 8일이 되기 전까지 판세를 섣불리 예측할 수가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