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테러도 문제지만, 국민 반대하는 콘서트 강행한 것도 큰 문제"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활동가를 위한 실전운동론'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최근 신은미·황선 씨의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을 폭발시킨 한 고등학생과 이를 옹호하는 일부 네티즌을 향해 "종북 반대를 빌미로 폭력테러를 하거나 이를 찬양하는 것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앞장 서온 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선-신은미 콘서트에 분노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표출 방식은 비폭력적이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은 황-신의 친북 행위도 거부하지만, 이런 극우 테러도 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도에 넘는 극우테러는 황-신에게 동정표만 가게 만드는 이적행위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 종북 극좌적 행태가 존재한다고 해서 극우적으로 대응한다면 극과 극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북 반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폭력테러를 옹호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라는 것이다.

하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일각에서는 "왜 종북 처단한 것을 비난하느냐", "종북을 행위를 바로잡고 비판해야 할 국회의원의 자세가 아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즉, 종북 행위와 폭력적 행동을 동일 선상에 두고 비판만 할 뿐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에 하 의원 "내가 이 테러 학생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저한테 표를 안준다고 하신 분들, 난 그분들 표를 사절한다. 표를 구걸하기 위해 민주주의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 "고3 학생이란 점은 감안돼야겠지만, 황산을 쓴 행위는 그 명분이야 뭐든 절대로 용서하면 안된다"는 등의 글을 잇따라 올리며 정면 대응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통합진보당) 이석기에 대해 더욱 분노하는 것은 그가 단순히 북한 미화로 끝난 것이 아니라 북한과 합세해 폭동을 선동했기 때문"이라며 "황산 테러범은 종북 인사들이 희생자 코스프레로 동정표를 얻게 해준 일등공신이다. 종북 세력을 강력히 응징한 듯 보이지만, 실상가장 강력히 도와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이번 사건이 종북세력을 피해자로 둔갑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은미·황선씨의 종북 논란과 통합진보당 해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를 우려된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통합진보당 해산 싸움에 찬물을 끼얹었다. 폭력과 테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통합진보당이 폭력혁명을 추구한다’고 해산을 주장할 수 있겠느냐. 통진당이 폭력혁명을 추구해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우리 내부의 폭력을 철저히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9일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신은미씨(오른쪽)가 황선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신 씨는 자신의 종복논란에 대해 황당하다고 했다.ⓒ뉴데일리
    ▲ 9일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신은미씨(오른쪽)가 황선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신 씨는 자신의 종복논란에 대해 황당하다고 했다.ⓒ뉴데일리
     
    나아가 하 의원은 12일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 내에서 백색테러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차 없이 제명시켜야 한다"고 원성을 높였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 학생을 거의 열사라고 치켜세우는 분위기가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며 "통합진보당 반대해산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데서 나온 것처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이런 백색테러에 대해서 단호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물론 신은미 씨의 노골적인 종북 콘서트가 문제가 많다"며 "그래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종북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 극좌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사람이 10% 정도 있고 마찬가지로 극우적인 폭력을 옹호하는 사람이 10% 정도 된다"면서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다 보니 새누리당도 이 사람들한테 얹혀서 가려는 이런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종북을 반대하는 건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인데 '종북을 반대하면 민주주의를 좀 훼손해도 괜찮다'는 식의 위험한 경향들이 지금 보수진영 내에서 강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백색테러를 옹호하는 의원들을 제명시켜야 한다는 발언은 다소 과격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종북세력에 당연히 반대를 외치더라도 폭력 등의 불상사는 맞지 않다는 것이 하태경 의원의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교생이 인화물질을 투척한 것은 어쨌든 범법행위이니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일반적 국민들이 동의할 수 없는 종북 콘서트를, 특히 보수단체에서 강하게 반대하는 그런 콘서트를 강행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관 출신의 한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의 강연을 했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묻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폭력행위도 사회적 문제지만, 위헌정당 해산 문제는 국가 존립의 문제다"며 통진당 해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