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대표, SBS 라디오·조선일보 통해 적극 해명..“호소문 실체 의문”
  •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현정 대표의 막말 및 성희롱 파문으로 촉발된 서울시향 사태가, 박 대표와 사무국 직원들의 반박, 재반박 폭로전을 거치면서 진실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파문의 당사자인 박현정 대표가,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한 문제의 호소문을 박원순 시장 비선라인이 손을 본 것 같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나아가 박현정 대표는, 8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원순 시장이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당장 나가라고 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나타냈다.

    조선일보는 7일 박현정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박 대표가 파문의 진앙이 된 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은 물론이고 여기에 서명을 했다는 직원들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대표는 7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해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는 호소문 유포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박현정 대표는 지난 1일 박원순 대표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사퇴를 종용하는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의회 회기가 끝나는 16일까지 기다려달라고 하자, 바로 당일 오후 호소문이 유포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사무국 직원들이 만든 호소문이) 발신자 추적이 안 되는 해외 메일 계정으로 서울시향 이사진, 서울시의회 관계자, 언론사 등 나를 해임하는데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확히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박현정 대표는 10월28일 있었던 서울시 행정부시장 및 박원순 시장 정무라인 간부와의 면담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그날 자리를 함께 한 박원순 시장의 정무라인 간부가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지난 10월28일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만난 자리에 동석한 서울시 정무라인 간부가 저에게 ‘11월까지 마무리하라’고 강하게 요구하며. ‘내가 한번 하면 세게 한다’고 말했다.

    그 ‘세게 한다’는 말이 이런 폭로(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를 의미하는 줄은 몰랐다.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그러면서 박현정 대표는, “호소문의 내용을 봤을 때 전문적으로 다듬어져 있었다”며, “서울시 정무라인에서 손을 본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현정 대표는 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한 호소문을 정명훈 예술감독이 박원순 시장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정명훈 감독과 박원순 시장 사이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지난 주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원순 시장과 정명훈 감독이 ‘서울시향의 평양공연’을 매개로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추론을 내놓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현정 대표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대표는 8일 오전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박원순 시장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대표님은 박원순 시장이 삼고초려해서 모셔 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논란 관련해서 박 시장과 직접 말씀을 나눠보셨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12월 1일 한 번 뵈었다”며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사실을 털어놨다.

    박 대표는 이어 “박원순 시장이 그냥 당장 나가달라고 했다”며, 박원순 시장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회자가 “별다른 이유 설명도 없이, 그냥 당장 나가달라고 했느냐”고 다시 묻자, “(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을) 보여주지는 않고 당장 나가달라고 해서, (서울시의회) 회기만 마치고 나가겠다,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대표는, 당시 박원순 시장에게 뭔가 전달됐다는 내용을 알았지만, 그게 이런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내용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안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회자가 “삼고초려로 정말 어렵게 모시고 온 분인데 박 시장께서 별 다른 설명도 없이 나가라고 한 것도 그렇고, 대표님도 너무 순순히 나가겠다고 한 게 아니냐”고 묻자, “(서울시향 대표로서) 실망과 회의(懷疑)가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이런 점(사무국 직원들의 폭로 내용)은 대표에게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부분이 제일 섭섭하다”며 “화도 나고. (호소문을) 보여주고 나가라고 했어야지, 보여주지도 않고 언론에 이렇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울시는 박현정 대표가 제기한 의혹을 일체 부인했다.

    특히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정무라인 간부가 시향 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 작성 및 배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서울시 측은 “어떤 증거를 가지고 정무라인이 개입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호소문 배포는 시향 직원들이 한 것으로 서울시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10월28일 정무라인 간부가 박현정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당시 박현정 대표가 11월 중 사퇴하겠다고 말해 그 입장을 받아들였을 뿐,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