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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스포츠】스포츠(Sports)의 어원은 Disport(위안하다)다. 'dis'는 '분리하다'는 의미며 'port'는 '운반하다'는 뜻이다.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행위, 삶의 위안을 주는 행위를 우리는 '스포츠'라고 말한다. 스포츠를 흔히 운동경기 정도로 이해하기 쉽지만 사전적 의미는 '기분 전환'이다.
1948년 탄생한 대한민국에서 '기분 전환'이라는 개념이 생긴 건 1960년대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12년은 한반도에서 건설한 근대국가를 유지하는데 바빴다. 북한은 소련(소비에트 연합)의 '위성국가'를 선택했고 1950년 소련의 지시로 대한민국을 침략했다. 3년간의 전쟁, 전후복구, 자유주의 사상 전파 등 이승만 대통령은 백성에서 처음으로 국민이 된 우리들의 '기분'까지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1963년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지금의 대한체육회를 만들었고 자신의 최측근 민관식을 대한체육회장으로 앉혔다. 1964년부터 1971년까지 대한체육회를 맡았던 민관식은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했고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우리는 이뤄냈다.
1960년대 스포츠는 국위 선양 및 국가 이미지 제고, 체제의 우월성 증명이라는 정권적·전략적 목표를 위해 존재했다. 국가를 빛내는 전사(戰士)가 필요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성적을 낼 스포츠 인재만 육성했고 이 뿌리가 지금의 엘리트 스포츠다.
당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종목은 다양하지 않았다. 맨몸으로 하거나 공 하나로 하는 종목이 대부분이었다. 권투와 레슬링, 농구와 축구·럭비가 주력 종목이었고 1963년 개관한 대한민국 최초의 실내 경기장인 장충체육관에서 레슬링, 권투 그리고 농구가 열렸다. 1960년대를 대표했던 스포츠 스타는 김기수·홍수환(권투), 김일(레슬링), 신동파·박신자(농구) 등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정치인(김종필·김형욱·차지철·박종규)과 경제인(박태준·정주영·이병철)은 모두 정권의 요구와 방향에 맞춰 스포츠 육성에 매진했고 현재 프로까지 발전한 우리 스포츠에 그 역사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최근 프로축구 구단주들간의 갈등이 불거진 사건이 있었다. 성남FC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경남FC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프로축구연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과 홍 도지사는 돈 없고 빽도 없는 시도민구단의 구단주로 살기가 어렵다며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에 글을 올렸다.
이재명 시장은 프로축구연맹 총재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구단주로 있는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심판이 성남FC에게 불리한 판정해 패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는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등 증명할 수 없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에 홍준표 도지사도 이 시장의 편을 들며 '나도 당했다'라는 뉘앙스의 표현을 했다.
건국 66주년을 맞이한 2014 대한민국, 여전히 스포츠의 발전은 정치와 경제가 힘을 합쳐야 가능한 단계다. 프로축구연맹은 대한축구협회의 산하 기간으로 어디까지 엘리트 선수의 기량을 유지하려는 목표로 만들어진 연맹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월드컵 진출권 확보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요구하는 리그 규모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정치계의 도움을 빌어 22개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은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며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브라질 월드컵 무승(無勝)의 책임을 물어 홍명보를 경질하고 높은 연봉의 외국인 감독, 울리 슈틸리케를 선임했는지 그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분 전환을 위해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하는 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에 처음 생긴 독립국가, 대한민국. 조국을 지키겠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세계로 나갔던 우리의 정치·경제인 선배들의 '하모니'.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을 흘렸던 그들에게 이재명 시장과 홍준표 도지사의 'SNS 볼멘소리'가 어떻게 들릴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