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고 신경 쓰게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세상 끝나는 날이 고민이 끝나는 날”이라고 말했다.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 유출 파문’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최근 벌어진 일로 박근혜 대통령이 답답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3차 통일준비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오찬에서 “성경에도 그런 얘기를 한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사람들이 고난이 많다”고 입을 뗐다.

    이어 “항상 어려움도 있고 고민도 있어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이 끝나는 날이다’ 이렇게 말을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하여튼 이렇게 토론하고 힘들게 일하다가도 식사시간이 되면 마음이 푸근해 지면서 ‘아이 좀 마음 편하게 갖자’ 이렇게 되는데, 요즘은 또 업무만찬-업무오찬 그래 가지고 식사시간까지도 편안하게 식사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그런 풍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자회의 이런 데 나가면 꼭 업무만찬, 업무오찬에서 그 때도 뭐를 발표하고 얘기를 들어야 되고, 그래서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고 신경을 쓰게 만드는 그런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도 수많은 업무와 고민으로 인해, 식사할 때조차도 마음을 편히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앞서 박 대통령은 세계일보의 보도를 발단으로 제기된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아울러 “조금만 확인해 보면 금방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 같이 보도를 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 같이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