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 정무위원장, 자신의 발언 시간 양보해 구두보고 이뤄지도록 배려김을동 최고위원 "청소년 52% 6.25 발발 연도 몰라... 교육 예산 증액해야"
  • ▲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종현 기자
    ▲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종현 기자

    박승춘 보훈처장이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라사랑교육 예산에 대해 직접 설명하려다 제지를 받았다.

    박승춘 처장은 이날 국감이 시작될 무렵 기관 업무보고를 서면 대신 구두로 직접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의 소중함에 대해 알리는 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 사업이 통진보 좌파매체의 정치공세에 부딪혀 예산이 지속적으로 삭감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라사랑교육 사업에 대한 좌파 세력의 문제제기 이후 이 사업에 대한 예산은 2012년 42억4,100만 원에서 지난해 33억9,300만 원으로, 올해 25억1,3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박승춘 처장이 "보훈처 업무 중 특히 나라사랑교육 업무는 국가 안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이 TV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구두로 보고를 드리고 싶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훈처 관계자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처장께서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국감장에서 강조해서 설명드릴 필요성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사랑교육에 대한 질의가 있었을 때 기관장의 답변을 통해 설명하면 될 것 같지만, 이는 국감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지적이다.

    국감에 임하는 여야 의원은 제한된 발언 시간 내에 눈에 띄는 추궁을 해서 언론 매체에 노출돼야 하기 때문에 묻기만 하고 답변은 듣지 않거나, 답변이 길어질 것 같으면 말을 잘라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 마디로 튀어야 사는 국회의원들이다.

    이런 현실을 답답하게 여겼던 박승춘 처장은 구두 보고를 고집했던 것이지만, 금쪽같은 시간이 피감기관의 구두 보고로 흘러가는 것을 원치 않은 여야 의원들의 제지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 ▲ 자신의 발언 시간 7분을 양보해 국가보훈처의 기관 업무 보고가 구두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한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전 정무위원장·부산 남구갑) ⓒ이종현 기자
    ▲ 자신의 발언 시간 7분을 양보해 국가보훈처의 기관 업무 보고가 구두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한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전 정무위원장·부산 남구갑) ⓒ이종현 기자

    이후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이 자신의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내 질문 시간 7분을 드릴테니 업무 보고를 해보시라"고 선뜻 양보하면서 비로소 박승춘 처장은 기관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었다.

    막무가내식 호통과 쇼맨십으로 발언 시간 7분 동안 오로지 어떻게 하면 더 눈에 띌 수 있을까만 고민하는 의원들이 널려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을 선뜻 기관장에게 양보한 김정훈 의원의 균형 감각과 배려심은 이날 국감에서 단연 돋보였다. 전임 정무위원장으로서의 노련함이 한껏 발휘됐다는 평이다.

    나아가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서울 송파병)은 이날 국감에서 나라사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김을동 의원은 "주변국의 군비 확장·영토 도발·역사 왜곡 등으로 외교적 마찰이 심화되고, 분단 상황에서 북한의 핵 개발로 국가 안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내우외환 상황을 지적한 뒤 "그럼에도 젊은 세대의 안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미약하다"고 우려했다.

    근거 자료로는 지난해 국민안보의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소년의 52%가 6·25 전쟁 발발 연도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자료가 제시됐다.

    김을동 의원은 "나라사랑교육이 2년 동안 큰 폭의 예산 삭감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안보의 소중함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나라사랑교육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한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이 지난 7·30 재·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거수로 경례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
    ▲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나라사랑교육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한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이 지난 7·30 재·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거수로 경례하고 있다. ⓒ정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