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일 오전 육군 28사단 관심병사 2명이 휴가 중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육군중앙수사단 요원들이 사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2일 오전 육군 28사단 관심병사 2명이 휴가 중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육군중앙수사단 요원들이 사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8사단 관심병사 2명..숨진 채 발견 '동반자살' 추정

    지난 11일 아파트 베란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육군 28사단 소속 관심병사 2명이 심각한 '부대 부적응'으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1일 밤 10시 24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재의 한 아파트 21층 베란다에서 28사단 소속 A(이OO·23) 상병과 B(이OO·21) 상병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숨진 곳은 23살 난 A 상병의 집. 최초 발견자는 A 상병의 친누나였다.

    발견 당시 이들은 베란다 빨래봉에 사복 차림으로 나란히 목을 매 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B급 관심병사'였고, B 상병은 'A급 관심병사'였다는 게 군 부대 관계자의 전언. 입대 동기인 두 병사는 입대 후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8일 28사단으로 전입한 B 상병은 인성 검사에서 자살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복무부적응 결과를 받은 상태였다. 이에 사단 비전캠프에 입소했지만 치유가 되지 않아 지난달부터 군단 그린캠프에 입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28사단으로 전입한 A 상병도 지난 5월 2일 인성검사에서 자살예측 판정을 받아 사단 비전캠프에 입소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따라서 육군과 수사 당국은 휴가를 나온 이들이 신변을 비관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입회 아래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인 수방사 헌병대는 유서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B 상병의 손가방에서 "부대 생활이 힘들다"는 내용이 적힌 다이어리 메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는 12일 "현재까지 확인한 것은 다이어리 메모장 3장 뿐"이라며 "여기엔 지난 6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B 상병이 기록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이어리 3장에 기록된 내용은 수사기관에서 공개하지 않아 일부분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정인에 대한 욕설이 담긴 글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견디기 힘들다. 아무 것도 못 하겠다. 야 XX 김OO 진짜 XXX 죽이고 싶다."

    또한 B 상병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도 "힘들다"는 메모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긴 말씀 안 드립니다.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광주에 살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등 물품은 집으로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B 상병이 메모지에 적은 김OO 상병은 숨진 2명의 병사와 함께 같은 생활관 생활을 해왔던 동료 병사. 주목할 만한 점은 김OO 상병 역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김 상병은 '복무 부적응', '극도의 소심함', '질책받을 것에 대한 불안감' 등 다양한 이유로 원활한 군 생활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망한 2명의 병사와 김 상병이 그렇게 불편한 사이는 아니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육군 관계자는 "김 상병이 업무수행이 약간 미흡하다보니 (사망자들이)다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건 하나의 주장일 뿐,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현재 개인 질환으로 양주병원에 입실해 있는 김 상병은 이번 사망 사건과 관련,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