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지맵'이 시에라리온에 도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 BBC 보도화면 캡쳐]
    ▲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지맵'이 시에라리온에 도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 BBC 보도화면 캡쳐]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을 낫게 한 실험용 치료제 ‘지맵(ZMapp)’이
    라이베리아 현지에 도착했다고 BBC 등 주요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라이베리아 관리를 인용해
    “엘렌 존슨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지맵’을 보내달라고 요청,
    미국이 보낸 ‘지맵’이 에볼라 환자들의 응급처치를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라이베리아 대통령 웹사이트에도
    “우리는 지난주 미국 정부에 실험용 약물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는 글이 실려 있다.

    BBC 등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신약의 사용을 걱정했지만,
    미국 정부는 라이베리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요청에
    美정부는 라이베리아 정부 관리와 ‘지맵’을 개발한
    ‘맵 바이오제약(Mapp Biobharmaceutical)’의 접촉을 주선했다고 한다.
    ‘맵 바이오제약’ 측은 ‘지맵’을 라이베리아 정부에 제공하면서
    ‘비용’은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지맵’은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유일한 구세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가운데
    뉴욕에서 치료받은 미국인 2명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치료를 받던 카톨릭 신부 1명이
    ‘지맵’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지맵’이 이처럼 효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WHO는 약물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지맵’이 원숭이 등 동물실험만 마친 단계로,
    신약 개발 과정으로 따지면 초기 20% 정도만 개발된 '물질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를 비롯해,
    자국민들이 숨져 가는 것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인 국가의 정부들은
    비록 신약에 ‘위험성’이 있다 해도 지금은 이 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라이베리아 장관 루이스 브라운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소하는 목소리에
    이런 입장이 그대로 드러났다.

    “약을 쓰면 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약을 쓰지 않으면 확실히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신약을 쓰지 않아야 하느냐?) 우리는 지금 힘든 처지에 놓여있다.”


    라이베리아 정부가 이처럼 '지맵' 사용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감염자를 치료하고 확산을 막던 의료진들마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인력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WHO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 수는 1,013명에 달한다.

    서아프리카 지역에 대규모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던 중국 공산당 정부와
    이슬람 국가의 종주국 역할을 맡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등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의료기구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치료제’가 아니기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이 전하는 말이다. 

  • ▲ 맵 바이오제약이 현재 개발 중인 각종 신약 물질들. 이 신약물질은 주로 美정부의 의뢰로 개발 중인 것이다. [사진: 맵 바이오제약 홈페이지 캡쳐]
    ▲ 맵 바이오제약이 현재 개발 중인 각종 신약 물질들. 이 신약물질은 주로 美정부의 의뢰로 개발 중인 것이다. [사진: 맵 바이오제약 홈페이지 캡쳐]

    ‘지맵’을 만든 ‘맵 바이오제약’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전염병으로 분류된 에볼라 바이러스가
    생물학 무기로 악용되는 것을 우려한 美국방부와 美국립보건원(NIH)의 의뢰를 받아
    2003년부터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시에라리온 정부가 받은 에볼라 치료제 ‘지맵’은
    담배과 식물인 ‘니코티아나’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단세포군 항체’로
    쥐에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추출한 항체와 ‘니코티아나’에서 뽑아낸 성분을 섞은,
    일종의 ‘칵테일 제제’라고 한다.

    ‘맵 바이오제약’은 에볼라 치료제 ‘지맵’ 외에도
    열대성 전염병 치료제 등 10여 종류의 신약물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