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퇴입장을 밝히는 홍명보 감독. ⓒ 윤희성 기자
    ▲ 사퇴입장을 밝히는 홍명보 감독. ⓒ 윤희성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던 홍명보(45) 감독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국 사퇴했다. 홍 감독은 "사퇴하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며 "하지만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에 위치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이 홍명보 감독을 경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 딱 일주일 만이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탈락한 뒤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축구협회가 이를 만류했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와의 경기가 끝나고 이미 마음속으로 사퇴를 결정"했다며 "벨기에와의 경기 후에는 축구협회에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스스로를 '부족한 감독'이라고 말하며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는 팀을 이끌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월드컵 기간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판단하고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예선전을 거치지 않은 감독으로 
선수 파악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

선수 선발에 있어서
제가 잘 아는 선수들을 기용했던 것도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게 이유인 것 같다"

   - 홍명보


선수로, 감독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면서 보낸 24년을 정리한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간 최선을 다한 홍 감독의 마지막이 아름답지는 않았다. 홍 감독이 국가대표 훈련 중 땅을 구매하러 다녔다는 비판과 벨기에 전 패배 후 가진 회식자리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홍명보 감독의 명예에 흠집을 냈다. 

한편, 허정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이날 홍명보 감독과 함께 동반 사퇴했다. 허 부회장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책임은 저와 홍 감독이 모두 책임지고 떠난다"며 "축구협회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도 많이 있으니 협회를 믿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