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세요"제2연평해전 생존자 이희완 소령 부탁 잊지 말아야
  •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2주년 기념식에서 군 관계자들이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을 위해 헌화한 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2주년 기념식에서 군 관계자들이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을 위해 헌화한 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태극기,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애국가.'

    제2연평해전 생존자 이희완 소령님의 업무노트 맨 첫 장에 있는 글귀 입니다. 이 소령님은 국민들에게 '목숨을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소령님의 부탁에 마음 한 켠에 애잔함과 미안함이 교차합니다.

    2014년 대한민국의 6월은 월드컵 열기로 뜨겁습니다. 6월 26일 개성에서 남북공동위원회 회의가 열렸을 때, 북한은 동해에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벨기에와 한국전에 집중돼 있을 때, 북한의 이중적인 평화노선과 무력행위에 경각심을 갖기보단, 월드컵열기에 환호하는 모습에 '대한민국 안보불감증'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브라질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 12년 전, 6월을 회상해 봅니다. 올 해는 제2연평해전 12주기 입니다. 2002년 월드컵 열기로 잊혀 져 간 6명의 용사들을 기억하시나요?

    터키와 한국 3˙4위전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을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는 북한과 사투를 벌인 참수리357장병들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4강신화의 꿈은 이루어졌지만, 참수리357장병들의 꿈은 가라앉았습니다.

    6월은 6˙25전쟁, 제2연평해전이 있었던 달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많은 분들의 땀과 눈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의 6월은 안보와 보훈의식, 애국정신을 일깨우는 시간으로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교훈을 가슴에 새기기 보단, 태극기계양도 소홀히 여기며 휴식을 갖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6월의 끝자락에서,  우린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청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태극전사의 승리를 염원하는데에만 태극기를 들진 않았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NLL을 지키기 위해 희생당한 청춘들이 세상의 관심으로 부터 또다시 멀어지고 잊혀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청춘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대한민국에서 그들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애도하는 분위기가 작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6월 29일 연평해전 12주기를 맞아 대한민국 안보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슴속에 묻지 못한 아버지,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눈물흘릴 유가족의 아픔과  대한민국의 아픔을 잊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합니다.

    윤영하 소령님, 한상국 중사님, 조천형 중사님, 황도현 중사님, 서후원 중사님, 박동혁 병장님.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