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전 첫 골의 주인공 육군 병장 이근호(29·상주 상무)의 굴곡 많았던 축구 인생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근호는 18일(한국시간)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첫 골을 넣었다.

    청소년 대표, 베이징올림픽 대표 등 축구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이근호는 프로 10년차이지만 월드컵 무대는 이번 경기가 데뷔전이었다.

    동갑내기 박주영의 그늘에 가려 항상 '2인자 혹은 그 이하'로 치부됐던 게 사실이다.

    프로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2005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근호는 주전 경쟁에 밀려 2007년 신생팀 대구FC로 트레이드됐다.

    이근호는 대구에서 첫 시즌 10골을 넣으며 '태양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받고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드디어 이근호는 2007년 6월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A대표팀에 데뷔하며 골까지 터뜨렸다.

    이후 이근호는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대표팀을 본선으로 이끌며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떠올랐지만 본선을 앞두고 유럽 진출 실패에다 슬럼프까지 겹쳐  결국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절치부심, 끝내 이번 브라질 월드컵 홍명보호에 승선한 이근호는 러시아전을 앞두고 "30분을 90분처럼 뛰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근호는 결국 이날 선제골을 터뜨리며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근호가 남은 조별리그 두 경기를 넘어 월드컵 남은 경기 동안 '특급 조커'로서 제 역할 이상을 해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요한 기자 l0790@naver.com [한국-러시아전, 이근호,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