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월화드라마(밤 10시) <빅맨> (연출 지영수, 극본 최진원) 12일 방송에서 심장이식수술을 받고 돌아온 최다니엘이 귀공자 같은 외모에 세련된 매너, 비단같이 부드러운 말투와는 달리 언뜻언뜻 숨겨진 잔혹함이 더욱 소름끼치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냉혈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현성유통의 사장이었다가 심장이식수술을 하고 돌아 온 동석(최다니엘 분)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갑자기 툭 튀어나와 형이라며 자기 대신 사장자리에 앉아있는 지혁(강지환 분)이가 눈에 가시다.  동석은 도상호 실장(한상진 분)한테 거액의 돈을 마련해 달라고 해 다짜고짜 지혁을 만나러 간다.

    아버지 강성욱(엄효섭 분)이가 극구 말리는 데도 "쓰레기 같은 인간 하나 처리하지 못 해 쩔쩔매고 있잖아요" 핀잔을 주며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가볍게 말하고 나간다.

    돈 앞에 모든 사람이 무너지는 것을 늘상 보고 살아 온 동석은 지혁이도 돈 때문에 생쇼를 하는 걸로 생각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돈을 들이대며 "나 없는 동안에 있었던 거 없던 일로 하자"고 한다.
    지혁은 돈이 가득한 가방을 열어보고 큰 충격을 받고 절규한다.



     

    "이깟 돈 있으면 좋지! 근데 없어도 돼! 왜? 본래부터 없었거든!
    그래서 이딴 거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나한테 중요한 건 바로 너야! 그리고 내 가족!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내 동생들 이 세상에 있다는 거 그건만 안 거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제껏 경험했던 일과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자 동석이는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이 인간쓰레기 무슨 소리하는거야?' 하는 표정이다. "가장 소중한 게 가족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갑자기 안색을 바꿔 형 대접을 하며 착한 동생 행세를 한다.

    동석은 지혁 앞에서 부드럽게 웃으며 지나가는 말투로 가볍게 툭 던지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소름이 오싹 끼치게 하며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

    도상호에게 돈을 요구한 것을 아버지에게 이른 것을 알게 된 동석은 지혁을 만나고 돌아와 지나가는 말투로 "왜 회장님한테 말했어요?" 부드럽지만 차갑게 묻는다. 돈으로 부리는 노예 주제에 감히 내 일에 나서 하는 표정이다. 동석은 글라이더가 도상호에게 날아가게 조정해 얼굴을 후려치게 한다. 도상호는 공포와 굴욕감에 얼굴이 굳어진다.

    요즈음 드라마는 소시오패스가 유행인가 보다. 그들은 한결같이 정상을 벗어 난 미친 짓과 싸늘한 말투로 '나 소시오패스요'  하고 말해준다.

    동석은 이와 달리 시종일관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표정, 밝은 웃음, 상류층다운 세련된 매너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와 품위있는 태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이는 법도 없다. 흥분하지도 않는다. 

    아버지보다도 더 뱀처럼 차갑고 더 잔인하고, 지혁이를 사람 족속에서 제쳐놓고 형이 아닌 줄 알면서도 최대한 예의를 잃지 않고, 애인 소라(이다희 분)와 지혁과의 심상찮은 관계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지나가는 말투로 소라의 마음을 떠보는 장면도 오싹하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신성록이 무서운 표정으로 공포를 주었다면 최다니엘은 웃는 얼굴을 하고도 더 소름이 돋게 무섭다.

    [사진출처=KBS2 드라마 <빅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