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황금연휴를 포함한 봄철 관광 성수기가 다가왔으나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여행 트렌드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이후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이 사실상 '올스톱'된 데 이어 일반인의 단체관광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호텔과 리조트는 일찌감치 객실 예약이 꽉 찬 상태다.

    ◇ 단체여행 '뚝' =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직후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공무원 연수 등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국여행업협회가 회원 여행사를 대상으로 16∼28일 예약취소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고교 수학여행과 초등생 체험 학습을 담당하는 여행사 36곳에서 21만여명이 예약을 취소해 90%가 넘는 취소율을 보였다. 특히 바닷길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일반인의 단체관광도 직격탄을 맞았다.

    47개 여행사를 기준으로 2만8천여 명이 국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60%를 웃도는 취소율을 보였다.  특히 거문도, 홍도, 울릉도 등 섬 여행이 직격탄을 맞았고,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동창회에서 떠나는 단체관광도 급감했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사도 학교측의 위약금 부담을 덜어주는 데 적극 나서고 있으나 사전 답사에 들어갔던 실비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업계에서는 여행객 급감과 자금난으로 이중고를 겪게 돼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황금연휴를 포함해 1∼11일 시행하는 '관광 주간' 행사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청소년 3천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체험여행 프로그램 등 주요 행사가 하반기로 보류됐으며, 한국관광업협회중앙회는 전국 관광업소에서 열려던 홍보 캠페인도 전면 취소했다.

    ◇ 가족 여행 급부상 =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관광명소를 찾아가기보다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물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 체인인 대명리조트에서는 다음 달 2∼5일 객실 예약률이 9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명리조트 관계자는 "사회적 애도에 동참하는 뜻에서 야외 콘서트 등은 전면 취소하고 어린이 소방 교실, 교육용 뮤지컬 등 가족 동반 행사만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악한화리조트도 다음 달 2∼5일의 객실 예약이 100% 완료됐으며 세월호 침몰 이후에도 취소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상황도 마찬가지다. 부산지역 특급호텔은 황금연휴 기간 평균 객실 예약률이 95%를 기록한 가운데 대기자만 해도 수십 명에 달한다. 롯데호텔 제주에서도 다음 달 5일 예약이 95%에 달하며, 일부 취소됐던 객실도 곧바로 다시 예약이 잡히고 있다.

    부산의 특급호텔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황금연휴를 맞아 모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려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