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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법정… 탈북자 비공개 증언 北에 유출

보위부 출신 탈북자 탄원서 “北에 있는 딸 보위부 끌려가”누가 유출했나? 재판 당시 민변 변호사 등 10명만 참석

입력 2014-04-02 10:44 수정 2014-04-02 17:33

▲ 북한 보위부 출신 탈북자 A씨가 쓴 탄원서 ⓒ 조선닷컴

 

'화교남매 간첩사건'과 관련, 간첩 혐의자 유우성(중국이름 류자강)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비공개로 증언을 했던 탈북자 A씨의 발언이 북한 보위부에 넘어가 북한에 남아있는 A 씨 가족의 생사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이를 문제 삼고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마저 고스란히 언론에 보도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북한 보위부 출신인 탈북자 A씨는 지난해 12월 6일, 화교남매 간첩사건 항소심 3차 공판에서 간첩 혐의자 유우성씨의 여동생 유가려씨가 1심 재판 과정에서 한 말이 거짓이라는 증언을 했다. 유가려씨가 수사기관에서 "두만강을 도강해 회령시 보위부 요원에게 (오빠로부터 받은 탈북자 신원 정보)를 전달했다"고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유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수사기관에서 한 자신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다음은 <조선닷컴>이 보도한 A씨의 탄원서 일부 내용이다.

탄 원 서

존경하는 판사님께 드립니다.

저는 지난해 12월 6일 유우성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출신 ○○○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탄원서를 올리게 된 것은 비공개로 한 재판 사실이 북한 쪽에 알려져 북에 있는 딸(24세)과 아들(19세)이 북한 함경북도 안전보위부 반탐처의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원해서입니다.

지난 1월 6일 딸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딸: 아빠! 혹시 그쪽에서 재판에 나간 일이 있습니까? 1월 3일에 제가 다니는 직장으로 공장 담당 보위지도원과 도보위부 반탐처 사람들이 찾아와서는 저를 데려가 조사했어요.

○○○: 뭐 때문에 조사받아? 네가 지은 죄도 없는데….

딸: 아빠가 이름을 바꾸고 재판에 나가서 조국의 권위와 위신을 훼손시키는 나쁜 일을 한다고 하면서 '만약 너희 아빠가 또 그런 짓을 한다면 친·인척 모두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세 시간 동안 협박했어요.

저는 분명히 비공개 재판이고 신병이 보장된다고 해서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어떻게 한 달도 안 되어 북한 보위부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까? 매우 이상합니다. 이게 어디 비공개 증인 출석입니까? 증인 출석한 것이 천만번 후회됩니다. 저는 남한에서 특별 보호 '가'급 대상으로 경찰관 3명이 24시간 밀착 경호하여 왔으며, 이름과 주민번호까지 모두 바꿨습니다. 핸드폰도 남의 명의로 쓰면서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었는데 단 한 번의 증인 출석으로 저의 신분이 북한 보위부에까지 알려져 버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정보 유출자를 찾아서 엄중히 처벌하였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북에 있는 저의 자식들이 저와 통화한 것이 밝혀져 처벌받을 것 같아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아무쪼록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의로운 판결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탄 원 인 ○○○ 2014년 1월 14일


 

A씨는 탄원서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국가와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하겠다. 내 탄원서를 유출한 사람은 아들, 딸도 없느냐”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그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들과 딸의 안전을 크게 걱정하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A 씨가 법정에 출석했던 당시 증인신문은 재판부와 검사, 피고인인 유 씨와 유 씨의 변호인 5명 등 모두 10여 명만 참석했다. 그 외에는 누구도 법정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유 씨의 변호인은 A 씨의 탄원서에 대해 1월 22일 재판부에 “A 씨의 증언이 유 씨에게 불리하지 않은데 A 씨의 증언을 북측에 알릴 이유가 없다. 유 씨가 북한과 연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의견서를 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 씨는 2003년 국내에 들어온 뒤 그동안 신분을 숨긴 채 살아왔다.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에 해가 될까 봐 이름 등을 모두 바꿨다. 탈북자 특별관리 기간인 5년이 지났지만 보위부 출신이라는 특수 신분 때문에 10년 넘게 경찰관 3명이 24시간 교대하며 밀착 경호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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