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지키자" 1200여명 탈북민 서명 모여지쳤다면 탈북자들이 내미는 손을 어서 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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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이맘때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 김성민입니다.

    국정원 수사부서에 있었다니 혹시 저를 조사했던 사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보다 먼저 동년배라니 무람없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막 의식을 차리셨다죠, 불행 중 다행입니다만,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을 자처(自處)하셨습니다. 어쩌다 그러셨습니까.

    국정원 중견간부라면 저 같은 탈북자는 마주서기도 힘든 분인데 유우성 사건과 관련하여 할 수 있는 일 가운데서 가장 나약하고 비겁한 길을 택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젠, 살아있는 사람들이 알아서들 하라'는 생각이셨습니까. 야심과 이윤만을 추구하는 망나니들이 득세하고, 정의와 양심이 구속되는 이 암울한 현실로부터, 나 홀로 도망이라도 치고 싶으셨단 말입니까.

    그래서, 국가안보의 ‘적’들이 말하는 것처럼 “간첩사건을 조작하다가 들통이 나서 국정원간부가 죽음을 택했다는 수작(酬酌)”에 정평(定評)이라도 내고 싶었던 것입니까?! 아니 될 일입니다. 분하고 억울했겠지만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오로지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인생이 수사대상이 되고, 중국인의 인권은 말하면서 국가의 존망은 파괴하려드는 찌라시들의 역겨운 글줄들이 지극히 정상이었던 당신을 비정상으로 만들었을 줄 압니다만 그래도, 자살은 굴복입니다. 싸우셨어야죠.

    젊음을 통틀어서 해온 일이 그것인데, 국가를 속여 사욕(私慾)을 채우고, 북한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오히려 검찰과 국정원을 고소하는 파렴치한(破廉恥漢) 하나 때문에 침상에 누워 있다는 건 다시 한 번 치욕이고 현실도피입니다. 

    간첩 잡는 수사관이 그 혐의자로부터 고발당하고, 노동당의 대남전략에 대적해온 국정원이 저들의 하수인들에게 농락당하는 이 큰 일 날 지경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으며, 평생을 고스란히 국가안보를 위해 바쳐온 당신에게 어느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입니까.

    일어나십시오. 살아 숨 쉬는 모든 이가 공기의 소중함을 아는 법 없듯이, 이 땅에 사는 누구나가 나라의 소중함과 우리행복의 초석이 되는 국가안보의 귀중함을 알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간첩도 있고, 민주사회에 기생하면서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는 기생충들이 있는 것인데, 저들과 싸워야 하며, 그것은 당신에게 대한민국이 맡겨준 지상명령(至上命令)입니다. 

    아팠다면, 당신이 처음 맞아주었고, 새 사람으로 만들어 대한민국 국민으로 되게 해준 우리, 탈북자들의 어깨에 기대십시오. 힘들고 지쳤다면 2만 6천여 탈북자들이 내미는 이 손을 어서 잡으십시오!

    힘없고 야윈 손일수도 있지만,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의 소중함과 그 소중함을 위해 있고 또 있어야 할 대한민국국정원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국정원을 지켜야 한다는 1천 2백명의 탈북민 서명이 모아졌습니다. 그리고 당신 때문에 아파하는 당신의 가족을 위해 180만원의 후원금이 모아졌습니다. 적지만, 이를 기화로 당신과 국정원에 대한 탈북민들의 사랑과 믿음이 산을 이루고 강을 이루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들에게 자유를 주고, 풍요를준 고마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안보의 전초병이었던 당신께 드리는 것 치고는 너무나 부끄럽지만...드리고 싶습니다. 꼭 쾌유하셔서, 갑첩을 잡아주십시요!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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