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밀수 막는 철조망 보수 핑계로 주민들 물 긷거나 빨래하는 것까지 ‘뇌물’ 요구
  • ▲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의 국경에 철조망을 새로 설치하고 감시장비도 보강했다. ⓒ中-北 국경 경비강화 관련 KBS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의 국경에 철조망을 새로 설치하고 감시장비도 보강했다. ⓒ中-北 국경 경비강화 관련 KBS 보도화면 캡쳐


    북한 당국이 함북도와 양강도 국경 지대에 탈북과 밀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세운 철조망 재정비 사업을 17일까지 하고 있는 가운데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는 주민들도 출입통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연선(국경지역)에 철조망을 친 구역은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심하고 탈북이 쉽게 진행되는 곳이다”며 “가파르거나 절벽이 있는 곳에는 철조망을 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철조망을 뜯어내고 밀수품을 나르다가 적발된 사건으로 연선의 철조망상태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군인들은 철조망에 개구멍을 내어놓고 풀로 가리거나 나무로 위장해놓았다 필요한 시기 열고 밀수나 탈북을 도와왔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연풍동, 성후동, 혜강동, 혜화동, 강구동, 신파군, 등지에 철조망이나 나무판자로 봉쇄한 곳이 있으나 나무판자는 다 뜯어가고 철조망은 110곳이 넘게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이 뚫어져 있다.

    소식통은 “나라에서 통제를 하니 예전처럼 밀수꾼들이 강에 직접 내려가는 게 아니라 강둑에서 물건을 경비대 군인들에게 주면 군인들이 강바닥까지 내려가 중국대방에게 주거나 물건을 받아오는 방식으로 한다”며 “경비대 군인들은 철조망에 난 개구멍을 자기 영역으로 여기면서 다른 군인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기 까지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나니 군인들에게 주는 카바비(수고비)도 전보다 세 배가 올랐고, 밀수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군인들이 부르는 대로 줄 수밖에 없다”며 “17일까지 통제하고 있어 밀수가 아니라 빨래를 하러 내려가는 애기 엄마들도 뇌물을 주고 강을 내려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나라가 무슨 꼴이 돼 가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놓고 있다”며 “옛말에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라는 얘기는 들었어도 ‘압록강 물 파는 경비대 군인’이라는 말은 지금 시대에 생겨났다”고 하소연했다.

    자유북한방송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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