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통해 인사 압박·가이드라인 제시 주장"특정 감사까지 이어져 … 직권남용·업무방해"野 "부당인사 개입은 불법, 즉각 중단해야"
  • ▲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통령실의 인천공항공사 불법인사 개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대통령실의 인천공항공사 불법인사 개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청와대의 불법 인사 개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고 자신을 해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정당 3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기 인사를 사장 퇴진의 수단으로 삼아 승진과 보직 이동 등 인사권 행사를 신임 기관장 취임 이후로 미루라는 청와대의 불법적인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고 있다.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나를 해임하라"고 했다.

    이 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국토교통부를 통해 '대통령실의 뜻'이라며 신임 기관장이 올 때까지 인사를 시행하지 말라는 압박이 지속됐다.

    그는 인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이를 거부하자 대통령실이 3급 이하 하위직만 인사 시행, 관리자 공석 시 직무대행 체제 전환, 인사 내용 사전 보고 및 승인 후 시행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개입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그럼에도 필요한 인사를 단행하자 '대통령실에서 많이 불편해 한다'는 노골적인 불쾌감을 국토부를 통해 전달받았다"면서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퇴임해 쿠웨이트 해외사업 법인장으로 부임해야 할 부사장의 퇴임이 막히면서 현지 법인장의 복귀가 무산되는 등 해외 사업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역시 직권남용이자 업무방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국토부 업무보고 이후 공사가 표적 감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책갈피 외화 밀반출 검색 논란 이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천공항 주차대행 서비스 개선안을 감사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언론에 브리핑했다"며 "현재 공항은 10년 만에 유례없는 특정 감사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토록 한가한 곳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말 사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고 사장을 해임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현직 인천공항 사장으로 있는 한 출마 관련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사장을 공개 질책해 망신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100달러 지폐를 책갈피로 끼워 해외로 밀반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이 검색 체계를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라", "말이 길다"며 발언을 제지했다.

    야당은 이 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기업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공기업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관계자들이 처벌받았던 기억은 국민에게 아직도 생생하다. 이재명 정권은 학습효과도 얻지 못한 채 이를 또다시 반복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은 즉각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초법적 권한 행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