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와 신지와 혼다, 오카자키 신지의 3중주를 보여준 일본
  • ▲ 일본ⓒ일본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 일본ⓒ일본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3명의 '미드필더'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자케로니의 '사무라이 블루' 일본이 혼다 케이스케, 카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한 수 아래의 뉴질랜드에 완승을 거뒀다.
    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뉴질랜드를 불러들인 일본은 예상대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4-2-3-1의 포메이션으로 나선 일본은 오사코 유야를 최전방에 내세우며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시험 무대에 올라섰다. 국내파는 잠잠했던 가운데 오카자키 신지(마인츠05)가 2골을 퍼부었고, 비운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카가와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국대에서는 여전히 자신이 에이스임을 과시했다. 혼다 또한 2도움을 기록하며 라식 수술에 따른 '바세도우' 후유증이 자신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세리에A에서 간혹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오는 나가토모 유토는 이날 주장으로 출장, 변함없는 오버래핑과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며 대승에 일조했다. 
    일본의 승리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을 정도로, 전력차는 극명했다. 작년 홈에서 가나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고, 네덜란드와 2-2 무승부, 벨기에에 3-2 승리를 거두는 등 쾌조를 달리던 일본에게 뉴질랜드는 결코 좋은 맞수는 아니었다. 마치 일본-뉴질랜드전은 약 8년 전 잉글랜드-자메이카의 경기가 오버랩되는 듯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크라우치의 해트트릭과 오웬, 프랑크 람파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지만, 현지 언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겨도 본전이기 때문이었다. 월드컵 우승을 간간히 언급했던 에릭손의 잉글랜드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악몽을 재현하며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뉴질랜드를 평가전 상대로 결정한 것은 일본축구협회의 오판이 아닌가 싶다.
    이런 배경 속에 선제골은 불과 4분 만에 터졌고, 17분 만에 일본은 무려 4골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활동량과 멘탈 대비 몸싸움과 골 결정력이 약하다는 평을 받는 오카자키는 이날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17분에는 혼다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2골을 기록했다. 이날 터진 4골 모두 공격진의 센스가 돋보인 가운데, 전반 11분 모리시게가 기록한 헤딩 골은 큰 의미가 있었다. 일본의 풀리지 않는 숙제 중 하나가 세트 피스의 취약이었기에, 혼다의 프리킥에 따른 모리시게의 득점은 일본도 이제는 패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기가 있음을 증명했다.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대활약을 해줬지만 자케로니는 마냥 즐겁지는 못했다. 자케로니는 작년부터 카티타니와 오사코, 토요다 등의 최전방 공격수를 시험했지만, 그리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카티타니와 오사코가 각각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골을 올리긴 했지만, 일본의 공격은 최전방이 아닌 강력한 공격형 미드필더 3인방이 이끌고 있다. 오히려 최전방이 고립되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 3인이 골에 관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는 예선 혹은 평과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약체 중에 약체인 뉴질랜드를 상대로 최전방 공격수가 골에 관여하지 못했다는 것은 옥에 티다. 사실 오사코 유야와 후반 36분 이와 교체된 요헤이 토요다는 카가와-혼다-오카자키 라인에 비하면 네임 벨류뿐만 아니라 실제 실력도 떨어지는 선수들이다. 물론 토요다의 경우 사간 토스에서 꾸준한 골을 기록하고 있는 만능형 공격수이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도 그의 능력이 통할 지는 미지수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해결책 혹은 보완점을 찾는 것이 자케로니의 마지막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월드컵 C조에 속한 일본은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16강에 도전한다. 각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진이 약한 일본이 남은 100일 동안 어떻게 숙제를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월 27일 일본은 키프로스를 상대로 최종 점검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