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가격 8680달러NFL 결승전 '슈퍼볼'보다 비싸BBC "가난한 국가들의 기회를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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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의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에 세계 축구팬들이 분노하고 있다.ⓒFIFA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티켓 가격이 지난 대회와 비교해 '5배' 폭등했다. '돈에 미친'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한 분노가 거세다.FIFA는 12일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을 공개했다. 사상 최초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입장권 최고 가격은 8680달러(1280만원)다.조별리그 입장권은 180~700달러(26만원~103만원), 결승전은 4185달러(616만원)부터 최고 8680달러(1280만원)에 달한다.이는 4년 전인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69~1607달러와 비교해 최대 5배 이상 오른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 유치 위원회가 내놓겠다던 21달러(3만원) 티켓은 찾아볼 수 없다.결승전 티켓 가격은 미국에서 자본주의 스포츠 이벤트의 정수라 불리는 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보다 비싸다. 지난해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슈퍼볼 일반석 가격은 약 4500달러(약 660만원)였다. 월드컵 결승전 최저가 티켓이 슈퍼볼 일반석과 비슷해졌다. 일반 좌석 가격에서 월드컵이 슈퍼볼을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초로 '유동 가격제'를 적용한다. 수요가 집중되는 결승전의 경우 현재 책정한 가격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 브라질과 스코틀랜드 등이 맞붙는 경기는 70% 가까이 올랐다. 또 결승전 입장권은 일부 재판매 사이트에서 벌써 1만 달러(1473만원)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한국이 속한 A조는 개최국 멕시코와의 경기 티켓 가격이 가장 높게 책정됐다. 멕시코전 최저가 좌석은 365달러(39만원)이고, 최고가는 700달러(103만원)다.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A와 1차전을 시작으로 2차전 멕시코,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까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보는 데 최소 585달러(86만원)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좌석에서만 경기를 본다면 1650달러(243만원)를 내야 한다.여기에 항공권과 살인적인 북미 물가를 반영한 숙박, 식비 등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훨씬 커진다.FIFA가 '돈에 미친' 증거는 또 있다. 과거 월드컵에선 개최국 거주민과 진출국 저소득층, 청년층, 학생 축구 팬을 위해 상단 구역 좌석을 '카테고리 4'로 묶어 저렴하게 판매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이 티켓 가격은 약 11달러(약 1만6000원)였다. 그런데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선 '카테고리 4'로 묶인 좌석 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에서는 카테고리 4 티켓이 아예 없다.이에 유럽 축구 팬들을 대변하는 풋볼 서포터스 유럽(FSE)은 성명을 통해 "이번 가격 책정은 월드컵 전통에 대한 전례 없는 배신이다. 가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영국의 'BBC'도 강하게 비판했다.이 매체는 "세계 축구팬들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관전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에 대한 분노를 계속해서 표출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티켓 가격에 대해 팬들을 우스꽝스럽게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이어 "일부 작은 국가의 경우, 조별리그 티켓 가격이 해당 국가의 한 달 임금보다 높을 수 있다. 게다가 이는 교통비와 숙박비를 뺀 가격이다. 예를 들면 아이티다. 이 국가의 한 달 평균 임금은 147달러(21만원)다. 5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이티의 경기 중 가장 싼 티켓은 180달러(26만원)다. 조별리그를 모두 보려면 4달 치 월급을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티켓 가격이 공개되면서 월드컵 열기기 식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BBC'는 한 가나팬의 목소리를 싣기도 했다. 가나의 월평균 급여도 254달러(37만원)에 불과하다.가나 팬은 "가나 축구팬들은 월드컵 관전 계획을 취소해야 할 것이다. 월드컵 관전을 위해 돈을 모아온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이에 분노를 느낀다. FIFA는 작은 나라 팬들이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갔다"고 격분했다.이런 분노는 가난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축구 종가'이자 부자 나라 영국 팬들도 분노했다.'BBC'와 인터뷰를 가진 한 영국 팬은 "이번이 다섯 번째 월드컵이다. 2014년 이후 월드컵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나는 전국의 영국 팬들과 연락하고 있다. 우리는 경기 보이콧을 계획하고 있다. 축구는 죽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또 다른 영국 팬은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소수의 사람들, 즉 스폰서와 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돈이 있는 승리자만이 누릴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다. 이 가격의 티켓은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반면 FIFA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FIFA는 "티켓 신청을 시작한 이후 24시간 동안 200개국에서 500만 건 이상의 티켓 신청이 접수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