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웹하드 업체 대표 및 결제대행사 직원 등 적발회원정보 이용 휴대폰 자동결제, [스팸]처럼 ‘문자 조작’
  •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해 43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일당을 적발했다.ⓒ 사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해 43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일당을 적발했다.ⓒ 사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객들 몰래 매달 소액결제가 이뤄지도록 설정해 놓고, 휴대폰 안내 메시지를 마치 [스팸문자]인 것처럼 꾸며 2년간 43억원을 빼돌린 신종사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유료 웹하드 사이트를 만들어 [최신영화 무료 다운로드], [무료회원 가입 7일]  등의 문구로 누리꾼들의 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경품용 이벤트 가입 등의 명목으로 회원들의 휴대폰 인증번호를 가로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가로챈 휴대전화 인증번호로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해 2년 동안 14만5,000여명으로부터 매달 최대 16,500원을 빼돌렸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결제금액과 사이트정보만 들어가면 휴대폰 결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점을 악용한 일당이 소액결제 안내 문자를 [스팸문자]처럼 조작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객들 몰래 휴대폰 자동결제를 이용해 40억원이 넘는 이득을 얻은 웹하드 업체 대표 원모(33)씨 등 8명을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사기행각을 알고도 눈감아 준 휴대폰 소액결제 회사 직원 3명도 컴퓨터등 사용사기 방조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원씨 등은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최신영화 무료 다운로드], [7일 무료 체험] 등의 문구로 고객을 유인해 개인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휴대폰 소액결제에 이용해 43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원씨 등은 경품 이벤트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본인확인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휴대폰 인증번호 발송을 유도해, 이를 휴대폰 소액결제에 이용했다.

    휴대폰 소액결제는 이용내역이 문자로 통보되지만, 원씨 등은 결제금액과 이용사이트에 대한 내용만 들어가면 문구를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허점을 노려, 소액결제 이용 문자메시지를 마치 [스팸문자]처럼 교묘히 바꿨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소액결제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이를 [스팸문자]로 여기고 무심히 넘어갔다.

    원씨 등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일부 피해자들의 민원으로 소액결제서비스가 차단되면, 다른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계속했다.

    이렇게 2년간 피해를 입은 사람은 14만5,000여명에 달했다.

    경찰은 최대 24번까지 [자동결제]가 됐지만 피해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씨 등 일당은 이용약관에 아주 작은 글씨로 [무료이용기간이 끝나면 유료회원으로 전환된다]는 문구를 넣어 책임회피를 시도하기도 했다.

    함께 적발된 소역결제대행사 직원들은 매출실적을 이유로 이들의 범행을 알고도 묵인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휴대폰 소액결제 사실을 시민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문자안내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