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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구조 늦어 큰 피해
산 정상에 눈까지 내려 구조대 진입 어려워
17일 발생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는 구조작업 지연으로 큰 인명피해를 냈다.
강당이 차량 접근이 쉽지 않은 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데다 야간에 눈이 내려 구조대의 현장 진입을 어렵게 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 관계자 등에 따르면 마우나오션리조트는 해발 500m의 동대산 정상 부근에 위치해 있고 사고 현장인 강당 건물은 리조트 내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애초부터 구조대가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눈만 내리면 일반 승용차로는 접근이 쉽지 않은 경사로를 올라가야 하는 리조트 일대는 최근 1주일여간 50㎝ 이상의 눈이 쌓인데 이어 사고 당시에도 진눈깨비가 날리고 있었다.
게다가 리조트 진입 도로가 좁고 최근 계속된 동해안 폭설의 영향으로 많은 구간에 눈이 쌓였지만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구간에서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과 교행할 수 없어 구조대의 현장 도착시간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구조대원들이 가까스로 현장에 도착했으나 어둠 속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는데 또다른 어려움을 겪었다.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던 학생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무거운 철골 구조물에 뒤엉킨채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구조대원들은 비명소리가 새어나오는 대로 구조의 손길을 뻗쳤지만 구조물을 일일이 해체하면서 접근할 수밖에 없어 적시에 구조작업을 펼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자칫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추가 피해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구조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장에 투입된 한 소방관은 "사고가 난 강당의 잔해가 피해자들과 구겨진 휴지처럼 뒤죽박죽 섞여있는 상태여서 신속한 구조와 후송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리조트 인근 주민 박모(45)씨는 "이 리조트는 평소에도 눈만 오면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인데 사고 당시에도 눈이 내려 구조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