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희성 기자ⓒ뉴데일리
    ▲ 윤희성 기자ⓒ뉴데일리

    13일 저녁, 대한민국 국민들은
    쇼트트랙 첫 금메달을 기대하며 
    TV를 떠나지 못했다. 

    준준결선에서도 1위, 준결선에서도 1위로 
    승승장구하던 박승희가 결선에서도 1위로 치고 나갔을때,
    누워서 보던 앉아서 보던 국민들 모두는 벌떡 일어섰다.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던 금빛 메달이었다.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박승희가 넘어지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 메달이 구리빛으로 변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 ▲ 박승희 선수와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연합뉴스
    ▲ 박승희 선수와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연합뉴스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가 무리하게 안쪽을 파고들다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와 엉켜 넘어지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대한민국의 박승희를 건드렸다. 

    균형을 잃고 쓰러진 박승희는 다시 일어나서 달렸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박승희는 눈물을 닦으며
    남은 세바퀴 반을 더 돌아 4위로 골인했다. 

  • ▲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박승희 선수ⓒ연합뉴스
    ▲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박승희 선수ⓒ연합뉴스



    22살, 박승희는 눈물을 이내 닦았다.
    그리고 활짝 웃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미 끝났으니 어쩔 수 없죠.
    넘어진 것도 실력이죠"

       - 박승희 선수 경기 후 인터뷰


    경기 후 심판은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를 실격 처리했다.
    눈앞까지 다가왔던 금빛 메달은 아니었지만
    4위로 들어온 박승희에게 구리빛 메달은 기쁨이었다.

  • ▲ 박승희 선수ⓒ정상윤
    ▲ 박승희 선수ⓒ정상윤


     

    "저 메달 땄으니 잘한거 맞죠?
    아쉽지만 만족합니다"

       - 박승희 선수


    박승희는 밝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녀의 속은 어땠을까? 

    다른 선수에게 방해를 받아 눈 앞의 금을 놓친 그녀.
    자기도 모르게 두뺨에 흘러내린 눈물까지.
     

     

  • ▲ 부은 눈을 감출수 없는 박승희 선수ⓒ연합뉴스
    ▲ 부은 눈을 감출수 없는 박승희 선수ⓒ연합뉴스

     

    박승희의 밝은 미소를 보며 올림픽에 대해 생각해봤다.
    선수들에게는 피말리는 경쟁의 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포츠인의 축제이기도 하다. 

    4년의 노력을 누렇게 익은 메달과 바꾸면 좋겠지만
    꼭 메달이 아니더라도 그간의 고생이 잠시 끝나는 
    달콤한 발렌타인데이기도 한 것 같다.

    메달이 없다고 고개를 숙이고 "미안합니다"라고
    짦은 소감을 표하고 기자들 앞을 지나가는 대한민국 선수들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그 결과가 무엇이든 대한민국에서 각 분야의 최고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간 선수들이
    세계와 정정당당히 경쟁해 패했다고해서 고개를 떨구면
    단 한번도 최고였던 적 없는 필자의 고개는 어디로 향해야 겠는가.

    20명 중 20위도 좋고 10명 중 10위도 좋다. 
    정정당당하게 국제사회에 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쟁했다면
    이미 당신은 국민의 대표로 각 분야의 최고 1인자로 충분히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고개를 들어라. 그리고 웃어라. 박승희 처럼.